화려한 영화가 「스탭」은 고달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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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겉보기에는 화려한 듯한 생활을 하는 영화인들은 뜻밖에 실속도 없고 만족도 할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이와 같은 사실을 영화진흥공사가 최근 2백71명의 인기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영화인의 의식구조』조사결과에서 나타났다.
몇몇 인기배우와 감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영화인들의 생활이 메마르다는 것은 몇해째 계속되고 있는 경화제작 「스태프」와 「캐스트」들의 제작자들에 대한 처우개선 요구에서 여실히 드러났던 문제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촬영.조명.「스틸」기사협회 등에서 벌이고 있는 1백% 임금인상 요구는 이 사실을 더욱 명확케 하고 있다.
촬영.조명.「스틸」기사 협회에 의하면 영화인들의 평균임금은 6만원에도 미달된다.
75년의 경우 영화의 편당 제작비는 1천4백만원(년1백20편 제작.총제작비 16억8천여만원)이었는데 영화인 인구는 1천여명.
따라서 균배를 해도 평균임금은 6만원도 못된다.
이번 『한국영화인의 의식구조』조사에 따르면 영화인들은 59% 가량이 『가장 괴로웠던일』로 생활고를 꼽는다. 뿐 아니라 현재의 생활고 때문에 『자녀들에게도 영화인이 될 것을 권하지 않겠다』는 수는 70% 이상에 이른다.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해 영화인들은 부업을 갖기도 하지만 그 수는 11%에 그치는 소수일뿐. 그래서 자택을 소유했거나 전화 혹은 TV수상기.냉장고를 둔 영화인은 오히려 윤택한쪽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택을 가진 영화인은 21%인데 이중 9%가 배우라는 사실, 또 전화를 가설한 영화인은 15%이지만 이중 5%가 역시 배우라는 사실은 영화인의 생활 실태를 짐작하게 한다.
가난하지만 영화인들은 직업의식은 강한면. 『그대로 머무르겠다』(71%)가 압도적이고 『직업전환을 하고 싶다』(31%), 『어쩔수 없다』(0.04%)는 드물다.
그러나 점차 사양화해가는 영화가의 흥행 성적은 한때 화려했던 은막생활에 낙조를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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