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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텐센트, 넷마블에 5300억원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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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대의 게임회사인 중국 텐센트가 모바일 게임 ‘모두의 마블’로 유명한 넷마블에 5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다. 중국 업체가 국내 콘텐트 산업에 투자하는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CJ E&M의 게임사업부문인 넷마블은 26일 “자회사인 CJ게임즈에 텐센트가 5억 달러(5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CJ E&M은 게임 유통을 담당하는 넷마블을 떼어낸 다음, 게임을 개발하는 자회사 CJ게임즈와 합쳐 통합법인(가칭 CJ넷마블)을 설립하기로 했다. 텐센트는 CJ넷마블의 지분 28%를 갖는 3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텐센트의 투자로 넷마블은 손자회사 지분 인수의 부담을 덜고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CJ E&M의 자회사인 CJ게임즈는 (주)CJ의 손자회사가 돼 산하 게임개발사들(씨드나인게임즈·엔투플레이·턴온게임즈 등)의 지분 100%를 확보하거나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넷마블 관계자는 “CJ게임즈 지분 일부를 텐센트에 매각하면서 CJ게임즈의 최대주주가 CJ E&M에서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CJ E&M 고문(35.88%)으로 바뀌게 된다”며 “손자회사 지분 100% 확보 규정에서 벗어남에 따라 우수한 역량을 가진 국내외 게임개발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텐센트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텐센트는 모바일 게임 콘텐트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텐센트는 2011년 ‘리그오브레전드(LOL)’ 개발사인 미국 라이엇게임즈에 지분을 투자하며 세계 최대 게임회사로 덩치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가입자 6억 명인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2년에는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13.3%를 확보하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에 강한 CJ게임즈는 텐센트의 파트너로 적격인 셈이다. CJ게임즈는 지난해 몬스터길들이기,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매출(4968억원)이 전년도 대비 134% 성장했다. 상장 게임회사 중에서는 넥슨·엔씨소프트에 이어 3위다.

 한편 CJ게임즈의 1대 주주로 올라선 방준혁 고문은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등과 함께 게임업계 1세대로 불린다. CJ에 넷마블을 매각한 뒤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2011년 고문으로 복귀해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전략을 지휘하고 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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