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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마음을 잡아라" … 금융권 '따뜻한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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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일러스트 강일구

이제는 금융회사와 고객이 ‘윈윈(Win Win)’ 해야하는 시대다. 고객을 통해 이익을 얻는 금융회사는 그만큼 고객에 힘이 돼야 한다. 한때 금융권에선 수익성이 우선시되던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익만을 추구할 수 없게 됐다.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면, 고객은 다시는 금융회사를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수장들도 이런 인식을 하고 있다.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은 평소 “금융이 필요할 때 내리는 비, 즉 ‘시우(時雨)’ 같은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번째 임기를 시작한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내세우고 있다. 고객의 가치가 커지면 금융회사도 그 일부를 수익으로 얻을 것이고, 금융회사의 기업가치도 점점 커진다는 의미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1월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고객에 도움을 주는 금융회사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해야 기업이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은행의 수익은 국민에게서 나온 것인 만큼 사회공헌은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자 의무”라고 강조한다.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도 “대한민국 대표 금융기관으로서 국민행복시대를 여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도 은행권의 주요한 과제가 됐다. 이런 중소기업이 성공해야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2011년부터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영화와 드라마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은행권은 올해 말까지 중소기업 대출을 전년 말보다 34조6000억원 늘린다는 계획(올 연말 예상 대출잔액 523조5000억원)이다.

저신용·저소득 계층에 대한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2010년 11월 시작된 은행권의 새희망홀씨 대출은 지난해 19만여 명에게 1조8983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2조원 정도를 대출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연소득이 30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등급이 6~10등급이면서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인 사람이다. 금리는 연 7~12%이며 대출한도는 2000만원이다.

 보험업계도 종신보험과 장기간병보험의 결합상품 등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새로운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또 중도해지시 환급금 액수를 대폭 늘려주는 등 소비자 보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금융권에서 사회공헌활동은 기본이 됐다. 한국씨티은행은 마이크로크레딧사업을 하는 신나는조합에 법률 자문과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증시 부진과 주식 거래 감소에 유례없는 한파를 겪고 있는 증권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섰다. 하나대투증권은 주식이나 펀드 계좌를 개설하면 수수료 수입의 20~30%를 비영리기관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임직원들은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직접 찾아가 금융 기초 지식과 금융 피해 예방 요령을 가르치는 경제 교육에 열성이다. 대신증권도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숨어있는 인재들을 찾아내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카드사들도 고객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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