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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그대로 채소 먹는 법

중앙일보

입력

30대 직장인들이 휴게실에서 테이크아웃 채소를 나눠 먹고 있다. 이들은 “간식·다이어트식으로 테이크아웃 채소를 즐긴다”고 말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싶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답은 채소다. 수많은 의사와 식품영양학 전문가는 채소를 듬뿍 먹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선진국은 국민 건강을 위해 채소의 1일 섭취 권장량이나 권장 횟수를 정해놓고 있다. 미국은 2.5컵, 일본은 350g, 영국·독일은 하루 다섯 번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채소를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할까.

한국영양학회는 하루 6~8번, 350g의 채소를 먹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섭취량은 권장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한국영양학회 조사에 따르면 총 8631명의 표본집단 중 채소의 1일 권장 섭취량을 먹는 비율은 6.7%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성인의 90%가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치 같은 염장 채소를 제외하면 실제로 1일 채소 섭취량이 150g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 섭취량 턱없이 부족한 한국인

한국인의 채소 섭취량이 적은 이유는 섭취하는 채소가 대부분 반찬이기 때문이다. 소금·설탕 등의 양념과 함께 조리된 채소를 밥과 함께 먹으니 섭취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김치 한 접시를 다 먹어도 실제 채소 섭취량으로 따지면 2~3g 밖에 되지 않는다. 먹는 채소의 종류도 제한적이다. 일반적인 가정의 한식 밥상에서 시금치·콩나물·무·배추 외에 다른 채소를 찾기 힘들다. 브로콜리·양상추·파프리카 등 다양한 채소가 상에 올라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식습관뿐 아니라 생활습관 역시 채소 섭취량이 적은 이유로 꼽힌다. 채소는 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양념하거나 기름에 볶으면 영양소가 파괴되는 동시에 열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생으로 먹으면 섭취량이 많아진다. 그러나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주부들이 식사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쉽지 않다. 채소를 씻고 손질하는 대신 밑반찬이나 외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직장인들은 아침·점심을 대충 때우고 저녁에 폭식하는 날이 많다. 당연히 생채소를 먹는 횟수는 줄어든다. 이렇듯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채소 섭취량은 줄어들고 있다. 어떻게 해야 채소를 많이, 자주 먹을 수 있을까.

씻어 손질돼 나온 ‘테이크아웃 채소’ 인기

육류 섭취량이 많은 미국·유럽·일본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To Go Vegetable’ 열풍이 불고 있다. ‘몸에 좋은 채소를 간편하게, 자주 먹자’는 캠페인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국민에게 채소 섭취 지침을 숫자를 활용한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채소 섭취를 늘릴 수 있는 각종 요리 레시피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의 채소 섭취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해독주스를 마시고 채식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채소 섭취량도 점점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좀 더 손쉽게 채소를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출시됐다. 이른바 ‘테이크아웃(Take-out)채소’다. 여러 종류의 채소가 손질되고 씻어진 채로 팩에 담긴 식품이다. 이 중 풀무원에서 출시한 ‘그대로 쪄먹는 야채믹스’는 직장인, 특히 여성에게 인기다. 다이어트나 간편한 아침식사를 위해 고구마·단호박·감자 등을 먹는 직장 여성이 많다. 이들 채소가 깨끗하게 손질돼 한 끼 식사 분량으로 팩에 담겨 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이주연(27)씨는 “다이어트를 하려고 고구마와 브로콜리를 싸들고 다니는데 아침마다 씻고 삶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또 비닐봉투나 휴대용기에 담아 들고 다니다 보니 가방 속에서 물러터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 제품은 스팀팩(Steam Pack) 패키지에 담겨 있어 전자레인지에 3분만 익혀 먹으면 편리하다”고 말했다.

싱글족과 주부를 위한 제품도 출시됐다. ‘그대로 볶아 먹는 야채믹스’(왼쪽 사진)는 요리에 넣어 먹기 좋은 채소들이 담겨 있다. 시금치·단호박·고구마·당근·숙주가 들어 있는 제품과 숙주·배추·청경채·백일송이·당근이 담긴 제품으로 출시됐다. 1~2인용 분량 채소가 깨끗이 손질돼 있어 팩에서 꺼내 그대로 3분만 볶으면 볶음 채소가 완성된다. 결혼한지 4개월 된 회사원 손지영(33)씨는 “초보 주부이다 보니 요리할 때마다 채소를 씻고 다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런데 요리에 바로 넣을 수 있는 야채믹스 제품을 사용하면서부터 부담이 없어졌다. 1~2인 분량으로 돼 있어 다 먹지 못하고 썩어서 버리는 양도 줄었다”고 말했다.

<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 사진="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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