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담긴 자작연하장|재료·종류를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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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모가 가까워지면 해마다 연하장 선택에 부심 하게 된다. 시중에 숱한 인쇄물이 선보이지만 좀처럼 마음에 꼭 드는걸 골라내기란 어렵다. 오히려 자작의 정성과 자취를 담아 따뜻한 인정을 나누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요즘 이런 자작「카드」의 예도 적잖아서 그것을 모아 전시회까지 마련한 일도 있다.
자작 「카드」는 역시 미술가들 사이에 가장 통용되기 마, 하지만 그림이나 글씨에 능한 사람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민예품의 무늬를 탁본한다든가 소박한 판화나 자수, 혹은 색지의 이용등 다양한 재료선택과 표현 기법이 있다.

<주의할일>
자작의 재료와 표현은 개성과 정성을 담게 되지만, 특이한 개인취미를 너무 드러내지 않도록. 「카드」는 받는 상대방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 기벽의 노출은 금물이며 지나친 치장도 도리어 잡스럽다. 정초의 인사장이므로 정갈한 자취가 스며야하고 또 「위트」는 따뜻한 마음씨와 함께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글귀에 있어서도 인쇄물 식의 공식용어 보다는 일상적인 구어체로 번잡하지 않게 요약하고「사인」 대신 이름을 또박또박 적어 넣는 것이 친근감을 준다.
「아마추어」의 손쉬운 자작 「힌트」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탁본>
민예품에 새긴 무늬를 종이에 떠내는 방법. 떡살·보판·필통·막새기와 등이 그것이다. 때로는 옛 책의 목판을 이용하고 혹은 동경이나 기타 조각물의 부분을 탁본해도 좋다. 종이는 지물포에서 파는 화선지나 문방구에 있는 연한 빛깔의 색지. 먹물을 짙게 하여 무늬를 가볍게 떠내는데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인주나 안료를 써서 채색으로 탁본해도 좋다. 원판이 큰 것은 부분적으로 뜨고 조각의 들쭉날쭉이 심해 종이가 너무 구겨졌을 때는 배접하도록.

<판화>
자작의 그림이나 도안 혹은 덕담글귀를 목판·지판·고무만·아연판·석고판 등으로 만들어 찍어내는 수법이다.
이 경우 섬세하고 정교한 내용보다는 민화풍이 무난한 편. 신년은 용의 해이므로 그런 소재를 다루는 것도 「아이디어」

<기타>
자수는 무늬가 간결하고 색상에 조심. 실 자국이 너무 우둘두둘하지 않도록 하며 특히 천의 갓단을 잘 마무리해서 바탕종이에 붙여야 한다.
종이를 염색해 쓰는 방법은 기술이 필요하고 재래식의 물색 좋은 색지 라면 그대로 이용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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