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라는데도…몸에밴 사치·낭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냉장고가 비면 창피해서…. 』체면 때문에 당장 먹지도 않을 「사이다」「콜라」「아이스크림」 맥주등을 냉장고안 가득히 재어 놓는 주부들을 흔히 본다. 요즘처럼 각종 음료류및「아이스크림」등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때도 없다.
기호품이기는 하나 너무 많이 마셔 좋을게 조금도없는 이들을 경쟁적으로 마셔대는 것도 일단은 허영심에서 오는 사치와 낭비가 아닐수 없다.
「나이트·클럽」·「살롱」·요정등 고급주점에서 손님이 찾는 술은 대부분이 병당2만∼5만원의 값비싼 양주며 귀한 손님을 대접할때면 으fp 양주를 내놔야한다는 것은 일반의 거의 상식화된 일.
이 때문에 명절때도 선물용으로 양주가 인기를 끌기도한다.
언제부터 입맛이 사치로와 졌는지 양주의 인기는 날로 높아만 간다.
최근의 경제기획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1월부터 8월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셔버린 「사이다」 와「콜라」만도 5만6천㎘.
작은병으로 쳐서 2억9천4백95만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가는 것으로 소매가격으로 따지면 2백94억9천5백만원 어치를 마셨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각종 「플레이버」음료 (향매음료)까지 합치면 1년 동안에 마셔버리는 돈은 엄청나지 않을 수 없다.
주류도 같은 기간에 맥주가 1억9천1백20여만병, 소주가 작은 병으로 7억1천8백여만병. 각각11%, 42%씩 소비가 늘었다. 양주도 공식「루트」를 통한 소비량이 74년에 17만7천병, 75년1∼6월 사이에 9만1천여병이나 PX등 비공식적인것까지 계산하면 연간 30만병에 이른다. 여기에 탁주·청주·약주·과실주등을 합치면 이 역시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마신다는 결론이다.
「아이스크림」은 2개 업체에서 올 들어 각기 1백억원의 매상고를 올려 지난해 실적보다 40∼50%를 넘고있다.
모회사간부 A씨 (45)의 집은 동네에서 「아이스크림」집 또는「콜라」집으로 통한다.
A씨의 세딸이 어찌나「아이스 크림」과 「콜라」를 먹어대는지 동네 부인들이 붙여준 이름. A씨의 딸들은 매일「아이스크림」몇 덩이는 먹어야 뱃속이 시원하고 「콜라」몇 병은 마셔야 소화가 되는줄 알 정도로 습관성이다.
이들의 어머니 B여사는 동네식품점에 매일아침 한동에 1천2백원하는 3천㏄짜리 「아이스크림」과 「콜라」12병을 배달해오도록 해놓고 있다.
윌급 9만6천원인 회사직원 K씨(32)는 지난해까지도 술값을 적게들이려고 소주를 마셨으나 회사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얻어마신 맥주의 부담감과 아가씨를 사귀는 맛 때문에 맥주로 바꿨다. 회사에서 퇴근, 소주나 막걸리로 동료들과 어울려 1차를 마시면 『입가심하자』며 끌고가 맥주 몇병씩 마시곤 한다. 취기라도 오르면 양주 「코너」·「나이트·클럽」휘돌아 몇 만원씩 깨지기 일쑤. 매달 봉급에서 얼마씩 떼어 갚지만 어떤 때는 술값이 밀려 봉급이 거의 다 빠지는수가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