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증가, 월별로 큰 기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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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통화정책이 난조를 보이고 있다. 통화가 일정한 「템포」로 늘지 못하고 어떤 달은 크게 늘고 어떤 달은 크게 줄어 월별로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여신은 금년 l.4분기엔 한달 평균 1천억원 이상 늘어났다가 2·4분기엔 5백억원 선으로 둔화되고 9월엔 다시 1천억원 이상이 급증했다가 10월엔 오히려 3백81억원이 주는 「지그재그」를 보이고 있다.
연율로 본 증가율은 5월엔 61.4%까지 올라갔다가 하반기부터 하강추세에 들어 10월 현재 1년 전 대비 43.4%로 내려갔는데 이를 연말까지 재정안정계획상의 상한인 35.3%까지 내려야 한다.
정부는 지난 1·4분기 중에 특히 재정부문에서 여신을 마구 팽창시켰다가 하반기에 들어 이를 억제하기 시작, 연말이 가까워오자 재정안정계획상의 증가한도 35.3%를 지키기 위해 초긴축을 강행하여 10월께엔 이례적으로 국내여신을 줄이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통화는 월별 「지그재그」가 더욱 심해 한달 2백63억원(3월)의 감소에서 7백80억원의 증가(9월)까지 기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통화지표의 격변은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함을 반영하는 것인데 특히 재정부문의 무절제한 여신팽창을 금융부문에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화추세의 심한 격변은 금융에 압박을 줄뿐만 아니라 민간기업경영의 장래계획을 불가능하게 하고있다.
시중 은행에서도 어떤 땐 대출을 쉽게 늘렸다가 바로 다음 달엔 대출을 일체 중단하는 일을 예사로 하고있다.
이러한 현상은 초과수요를 자극, 물가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지적되고있으며 비록 연말에 바짝 긴축을 하여 재정안정계획상의 목표를 지킨다 해도 연중증가율이 일정하지 못하면 통화면에서의 안정기조 견지엔 별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통화지표의 난조는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전통적인 폐해로서 과거에도 통화증가율이 71년 16.4%, 72년 45.1%, 73년 40.6%, 74년 29.5%의 「지그재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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