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진 작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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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양화가 석운 하태진씨의 11회 작품전은 색채보다 수묵을 많이 쓰는 그의 독창적인 화풍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11월3일까지 현대화랑).
대담하고 자유분방한 운필로 독특한 수평배치의 구도에 따라 그려진 산수화 30여점을 출품.
흔히 산수화는 그 정적인 분위기, 전통적인 필법과 구도 때문에 진부한 인상을 주기 쉬운데 하씨의 경우 오히려 박력 있는 생동감을 주는 것은 그의 독특한 묵법 때문이라는 평이다.
주필로 화폭의 구도를 결정하여 산석림목을 잠아 담묵으로 낙정한 후 진한 먹과 큰 붓으로 단숨에 사출한 그의 발묵과 적묵은 힘차고 장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거대한 바위절벽의 질감을 표현한 부벽준(도끼로 내리 끊은 듯한 준법)은 그의 특기로 정평이 있는데 이러한 웅장한 표현법이 자칫 그의 그림을 너무 시커멓게 만들기조차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종래의 기법외에 다소 구도와 흑백의 화면효과에 대한 실험을 해보이고 있는데, 이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한 자기견제의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충남태생으로 홍대회화과 출신. 신수회동인. 「회화 오늘의 한국전」·현대작가전·일본경도수묵화초대전·한일친선수묵화전에 초대 출품하는 등 활동해왔으며 현재 홍대미대에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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