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심 주민들에 문화혜택 주기 위해 영화관과 할인 협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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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교육기관인 충남학생교육문화원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도심에 비해 낙후된 옛 도심의 학생과 주민들을 위해서다. 충남학생교육문화원은 옛 도심인 천안시 원성동에 있다. 올 초 부임한 박노정(사진) 원장을 만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시행 계획을 들었다.

-지난 17일 영화관과 협약을 맺었다는데.

 “CGV 천안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도서관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과 학생들은 영화를 볼 때 1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게 됐다. 도서관 등록 회원 1만7000여 명이 혜택을 받는다. 현재 회원이 아니더라도 도서관에서 회원증을 발급받으면 언제든 영화를 저렴하게 볼 수 있다. 공공기관과의 협약이 공무원 위주였다면 이번 협약은 주민을 위한 협약이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고, 기대효과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이다. 여기에서 생각해 냈다. CGV는 할인해 주고, 문화원 직원들은 분기마다 영화를 보기로 했다. 두 곳 모두 천안 옛 도심에 있어 협력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학생교육문화원의 공연·예술 사업에 영화를 더해 주민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도서관 회원은 대부분 옛 도심 주민이어서 문화원과 영화관 모두를 이용하면 옛 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 특색 사업이 있나.

 “‘찾아가는 흥미진진 공연 한마당’과 키움과 돌봄의 ‘북스타트 충남’을 추진한다. 찾아가는 흥미진진 공연 한마당은 흥겹고 아름다운 예술을 체험하며 진리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공연장을 이동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질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학교나 지역문화예술회관을 찾아 클래식 음악회, 오케스트라 에듀콘서트,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지역예술단체와 협력해 개최할 예정이다. 북스타트 충남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독서 프로그램이다. 언어·정서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의 영·유아들에게 책을 매개로 한 학습과 놀이의 기회를 줘 바른 독서습관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저출산 시대에 육아 부담을 공공기관이 함께 나누고 집에서는 힘든 폭넓은 독서활동을 펼쳐 부모와 자녀 간 유대감 형성을 돕겠다. 문화원뿐 아니라 도내 보건소와 교육청 산하 도서관에서도 운영할 계획이다.”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초등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자유학기제에 맞춰 중학생들의 예술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감성과 끼를 키우는 예술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예술적 재능과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도내 소규모 초교에선 예술 체험 캠프도 운영할 예정이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체험의 기회를 주는 게 목적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지원하기 위해 공연 관람과 예술 체험활동이 결합한 캠프도 운영한다.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탐색 활동이다. 방과후 활동과 주5일제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예술·무용 등 다양한 예술교실을 운영한다. 예술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경연과 축제가 어우러진 학생문화 조성을 위해 초등예능발표대회와 중등음악경연대회·미술실기대회·학생연극제도 마련한다. 예술지도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연수와 특강, 교직원 예술동아리를 운영해 감성개발형 예술교육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인성교육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도 있나.

 “학생들의 바른 인성을 키우기 위한 연극과 뮤지컬 등 우수 공연 프로그램을 선정해 문화예술 소외 지역 학생과 수능 수험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창의성과 감수성을 높이는 학생문화예술축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학생과 교직원들이 공연·전시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사회적 배려 계층 학생들을 위해 문화예술 체험 여행과 찾아가는 예술교실, 재능 나눔 문화예술 공연 같은 예술 체험 기회도 더욱 늘려 문화 격차를 해소하겠다. 모두 옛 도심과 소외된 지역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독서교육을 통해 나눔을 실천한다는데.

 “지난해와 같이 올해에도 지역 배려 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작은도서관과 지역아동센터·복지관·탈북청소년학교에 양질의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지원해 폭넓은 독서체험 기회를 제공해 학생과 주민이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

 -끝으로 주민과 학생들에게 한 말씀.

 “요즘 사회는 따뜻한 감성과 올바른 인성을 갖춘 스마트 인재를 요구한다. 문화예술은 소통과 공감의 수단이다. 학생들은 문화예술을 통해 바른 인성과 감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 문화원이 그 역할을 하겠다. 이곳에서 꿈과 끼를 키웠으면 좋겠다. 독서문화사업과 더불어 문화예술 교육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소통과 창조정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

글=강태우 기자 ktw76@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진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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