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의 북경 나들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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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헨리·키신저」 미 국부장관은 20일 북경 인민대회당에서 등소평 중공 부수상과 1차 공식 회담 중 돌연 회의장에서 빠져 나와 부인 「낸시」 여사와 함께 북경 시내 자금성에 있는 박물관을 1시간 동안 관람하면서 고미술, 특히 용과 소의 그림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박물관 직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노란색 「타일」지붕의 박물관에 들어선 「키신저」장관은 수많은 고 미술품들을 감상하면서 『우리에게 뭔가를 말해주는 것 같다』고 논평.
「키신저」 장관은 박물관 안에서 2천5백년 이전에 만들어진 당대의 명수 두루마리 그림에 특히 심취했는데 박물관장이 「키신저」 장관의 시선이 멎는 한 그림을 가리켜 『이건 「티베트」 사신이 당왕에게 자기 딸을 「티베트」 황태자와 결혼시키도록 윤허해 주십 사고 상소하는 광경』이라고 설명하자 『허락을 받았느냐』고 물었으며 박물관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키신저」 장관은 이어 무서운 눈을 가진 황소 그림과 사팔뜨기 눈의 용의 그림을 응시하면서 『이 가공할 눈을 보라』고 부인에게 말했는데 옆에 있던 박물관장이 1천년 묵은 풍경화를 가리키며 『이건 18세 소년이 그린 것』이라고 설명하자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질문, 박물관장은 느닷없는 질문에 처음에는 크게 당황하더니 『역사에 기록돼 있습니다.』라고 답변.
「키신서」 장관은 용 그림을 부인에게 가리키며 『이 눈은 덜 사팔뜨기군』이라고 말하자 「낸시」 여사는 빙그레 웃었다.
「키신저」 장관과 등소평은 회담에 들어가기 전 사진 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등은 11개월 전 「키신저」 장관의 마지막 북경 방문 이후 『약간의 사태 변화』가 있었다고 언급, 인지의 적화에 대해 간접적으로 지적하면서 『우리가 조금 논쟁을 벌인다해도 문제될 것은 없읍니다』라고 말했으며 「키신저」 장관은 『그렇지요. 신문 기사 감 정도나 제공하게 되겠지요』하고 대답했다.
「키신저」 장관은 2차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부인 「낸시」여사와 함께 자금성 방문 등 관광을 즐기고 2차 회담이 끝난 뒤에는 중공 혁명 「오페라」 『진달래 산』을 가끔 졸면서 관람했는데 그의 중공 방문 3일째인 21일 상오에는 북경에서 서쪽으로 약 45분 거리에 있는 향산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하오에는 등소평과 제3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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