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공이 한국 승인하면 미국도 북괴 승인할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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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다음은 「키신저」 미 국무장관의 8번째 북경 방문의 시작과 함께 발표된 「키신저」의 「타임」지 회견 중 한반도에 언급한 부분과 「키신저」를 위해 중공 측이 마련한 만찬회에서 중공 외상 교관화가 행한 첫 연설을 간추린 것이다. 【외신 종합】
【뉴요크 19일 AP합동】미국은 북괴와 공식적인 회담을 갖지 않더라도 견해 교환이 가능하며 만일 소련이나 중공이 한국 정부를 승인할 경우 미국도 북괴를 승인할 용의를 갖고 있다고 「헨리·키신저」 미 국무장관이 16일 발간된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키신저 회견 내용>
중공과 북괴는 한국 문제에 관한 4자 회담 제의를 거부했지만 그들의 반응이 최종적인 응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비록 이 문제에 관해 정식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견교환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북괴를 그 자체로서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이 북괴와 쌍무 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한국이 참여하는 균형된 구성원의 모임이라면 어떤 협상이나 회의에도 참가할 용의가 있다. 마찬가지로 소련과 중공이 한국을 승인할 용의가 있다면 미국도 북괴를 승인할 용의가 있다.
한국 문제가 포함될 것으로 여겨지는 중공 측과의 회담을 위해 19일 북경에 도착한 「키신저」장관은 「타임」지의 두 기자로부터 그가 제의한 한국 휴전 당사 국회의를 북괴와 중공이 거부한데 대한 논평을 요청 받고 『비록 공식적인 회담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견해들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만약 소련이나 중공이 한국을 승인한다면 우리도 북괴를 승인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관화 연설 내용>
현 세계의 엄연한 현실은 동서 화해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했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 대전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데 있다.
미국이 소련과의 협력으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기기만이다.
환상을 토대로하여 낙관과 소망을 현실로 착각하고 이에 근거하여 행동한다는 것은 오로지 팽창주의 세력 (소련 지칭)의 야망을 자극할 뿐이다.
중공은 이러한 환상에 속지 않을 것이며 자립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한 기본 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지난 수년동안 중공·미국 관계는 진전했으며 이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할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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