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다」제주도에|돌기근 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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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돌섬」(석다) 제주도에 돌이 없다. 제주의 각종 개발「붐」을 타고 들어서는 건축물 공사에 석재(석재)구하기가 어려워진 탓. 그 때문에 해안경관지구의 돌이 파헤쳐지는가 하면 돌을 파낼 만한 곳이면 어디나 눈독을 들인다.
오는 80년까지 총예산 1천4백억원을 투입, 제주종합개발 계획을 밀고갈 제주지방 국토관리청이 안고있는 가장 큰 고민도 돌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석재난 해결문제이다.
제주에는 돌이 많지만 석재로 쓰일만한 것이 적다는것.
섬주위의 바닷가나 하천어디나 돌담이며 바위이지만 마음대로 갖다쓸수 없다는 제주국토관리청 관계자의 말이다. 밭의 돌담은 바람막이에다 소나 말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가 되고있어 주민들이 주먹만한 돌이라도 선뜻 내주려하지 않고 있다. 또 2백53㎞의 해안선을 따라 바위나 절벽이 이어져 있지만 해안보존지구가 아니면 경관지구여서 손댈곳이 없다는 것. 하천변이나 일부 돌산지구에 돌이 많다지만 자연보존지구이거나 하천법에 묶여 한곳에서 많은돌을 캐낼수는 없게돼 있다.
제주 종합개발 계획만 봐도 투자액의 60%인 8백40억원을 돌값으로 계산해놓고 있다.
이것도 도내 지하2m이상에서 돌을 캐낼 경우를 두고 책정한 액수. 그 이하의 지하에서나 딴 지방에서 반입할 경우 돌 값만도 엄청나 현재 짜여진 예산으로 개발공사 자체가 크게 뒤틀릴 것이라고 관계자는 울상이다.
이 계획에 따른 돌의 수요량은 모두 5백만입방m. 8t「트럭」으로 1백만대분. 부피로 따져30평짜리 국민학교 교실(3백m) 1만7천개를 쌓은것과 맞먹는것.
국도포장에 1백만입방m. 서귀항공사에 50만입방m, 중문개발공사에 1백50만입방m, 그리고 기타 각종 건축물등 공사에 2백만입방m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부는 『돌섬에 돌이 없다니 말이 되느냐』고 불호령이지만 제주국토관리청은 『그 많은 돌을 어디서 구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한다.
제주의 삼다중 「석다」가 「석희」로 보물만큼 귀한 물건이 될줄은 누가 짐작이라도 했겠느냐고 주민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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