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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유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박수근화백은 우리나라 근대화 60년을 통해 한국적인 작가의 한사람으로 두드러지는 유화가. 그의 10주기를 맞아 생애와 전작을 정리해보는 유작전이 다시 마련되었다.
박화백의 유작전은 65년 작고직후에 있었고 또 「스케치」전이 연전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몇달동안 준비해서 화집을 내놓았다.
이 10주기 기념전으로 해서 산재해있던 1백수십점의 작품들을 소재확인 할수 있었고 그중 80여점을 작품집에 수록하는 한편 40점은 전시회에 출품했다.
그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서민의 애환을 관찰하고 따뜻하게 이해함으로써 그것을 향토적인 아름다움과 멋으로 중화시키고 있다.
목판을 놓고 앉은 행상의 아낙네들, 노인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며 무료한 시골 아이들. 혹은 그들의 집 모습과 주위의 수목등이 작품 소재의 전부다.
그러면서도 그들 주위의 혼잡이나 지저분함은 말끔히 지워버리고 소박하고 겸허한 진면목만을 화폭을 통해 대하게 된다.
그는 채색도 극히 삼가했다. 거의 흑과 백으로 화면을 누덕누덕 발라 흡사 토벽의 느낌. 선은 투박하지만 최대한으로 줄였고 그 하나하나의 선엔 그들의 삶과 의지가 담겨있는 듯 하다.
그의 이같은 표현은 바로 욕심없이 선량한 「자기」의 표백이 아닐까.
그는 1914년 강원도 양구 태생으로 독학해서 그림공부를 했고 20세미만에 「선전」에 입선한 이래 작가생활을 해 왔다.
그는 교직이나 다른 직업이 없이 오직 그림만 그리다가 52세로 불우한 생애를 마쳤지만 미국등 외국에 많은 작품을 내보낸 화가이기도 하다(10일∼25일 서울문헌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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