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독서는 한 국민의 지적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독서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 출판업계가 견실하게 육성돼야 함은 물론이다. 동양의 선진국을 자처하고 있는 이웃 일본과 우리의 독서·출판 현황은 어떤지, 우리가 모색해야 할 방향은 어떤 것인지 통계를 통해 알아본다.
일본의 74년도 도서출판 종수는 총2만8천37종(이하 통계 75년 한국 출판년감·일본 출판연감에 의함)으로 세게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련·미국·서독·영국에 이어 5번째를 「마크」한 것이다. 일본의 근대적 출판을 명치유신(1870년대) 이후로 생각할 때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우리 나라의 작년 출판 종수는 7천18종. 일본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들 출판도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문학이 전체의 23.4%로 가장 많고 다음이 사회과학(18.4%)·예술(9.4%)·역사·공학·자연과학의 순이다. 우리 나라는 문학(25.7%) 사회과학(12.9%)이 가장 많은 것은 일본과 같으나 그 다음은 아동 도서(11.4%)·학습 참고서(11.3%)·기술과학(10%)종교·예술의 순이다. 이러한 분포에 대해 출판학 회장 안춘근씨는 『우리 나라의 독서 수준이 읽을 거리를 찾는데 불과할 뿐 전문 서적이 읽히지 않는 풍토를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독서의 자리가 잡히려면 학교를 졸업한 일반사회인이 책을 읽어야한다고 안씨는 강조한다.
일본인은 작년 한해동안 매인 7권의 책을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겨우 78「페이지」로 0.3권이 채 안 되는 정도.
한편 출판사의 수는 일본이 2천9백88사, 한국이 1천33사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에는 1899년 이전에 개업한 출판사가 53사, 1944년 이전에 개업한 곳이 4백23사로 1950년 당시 출판사가 단26 사였던 우리 나라의 사정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또 서점은 일본의 경우 9천5백80곳으로 우리 나라의 1천3백16곳의 7배 가량 된다.
도서관 현황을 살펴보면 일본의 공공도서관은 9백89개 소로 우리 나라의 1백1개 소의 9배 가까운 숫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장서량이 우리 나라의 30배나 된다는 사실. 서울대 도서관장 이만갑 교수는 『그나마 우리 나라의 도서관에 소장된 책들은 대부분 오래된 책으로 독서 의욕을 돋울 신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일본의 출판은 일반 도서 외에도 총2천6백90종에 이르는 각종 전문지를 다양하게 발간하고있다. 내용별로는 공학·공업계통이 4백44종으로 수위, 경제·통계가 2백5종, 의학·약학이 1백86종의 순이다. 우리가 일본서적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부인잡지는 43종으로 전체 잡지 가운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나라에 한국출판 문화상·한국잡지 문화상·한국 도서관상 등 단8개의 출판 관계 시상제가 있는데 반해 일본에는 1백50여종의 각종 상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각 신문사에서 우수 출판물을 시상함은 물론 조본 장려상·경제도서 문화상 등 세분된 각 분야에서 시상제를 마련, 도서 출판을 권장·장려함을 알 수 있다.
한·일 양국은 서로 가장 많은 출판물을 수출·입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작년 한해동안 한국은 일본의 서적 4억1천6백만「엥」어치와 잡지 1억8천3백만 「엥」상당을 사들였다. 일본은 한국에서 2억3천1만 「엥」의 서적과 7백만 「엥」의 잡지를 사갔다.
여러 통계에서 나타나 듯이 우리 나라의 출판 현황은 일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출판협회장 한만년씨는 문제해결을 의해서는 『도서 도매상의 확립이 시급하며 도서정책위원회 등의 기구가 설립돼야 한다』고 말한다.
출판사는 이제 좀더 기업화 과학화돼야 하며 판매와 제작이 분리돼야 양서를 출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지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