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의 물결…빗속에「팡파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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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굳센 체력, 알찬 단결, 빛나는 전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13년만에 대구에서 개최된 민족의 체전 제56회 전국체육대회는 첫날인 7일 새벽부터 내린 궂은 비로 화려한 원색의 물결이 안타깝게 얼룩진 가운데 성화의 불길과 함께 장엄하게 막을 올렸다.
○…상오10시 육군군악대의 우렁찬 「팡파르」로 시작된 개회식에서 첫 입장한 재미동포는 상하하늘색으로 단장한데다 여중·고 3천명이 펼치는 「카드·섹션」은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등을 그려 인상깊은 조화를 이루었다.
구면이 된 재일동포는 흰모자에다 짙은 벽돌색상의와 흰색바지를 입었다. 이때 「카드·섹션」서는 태극기도 선명한 「페리」가 현해탄을 건너는 모습을 그렸다.
망향의 설움을 씹고 있는 이북5도는 함경북도를 선두로 평남·평북·영남·황해도가 단기를 들고 임원들만이 입장, 숙연한 느낌을 주었으며 백두산 천지와 태극기가 그려진 「카드·섹션」이 더한층 통일에의 염원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전북선수단은 경운기로 밭갈이하는 근대농업정책을 표시하는 그림을 배경으로 흰색상의와 빨간색하의를 입었고, 서울특별시선수단은 광화문과 고가도로의 「카드·섹션」속에 여자는 빨간모자에 노란상의와 흰색주름치마를, 남자는 빨간모자에 노란색으로 단장했다.
동백꽃과 파도가 상징된 항도 부산은 흰색에 파란물결을 이룬 상하의를―. 경남은 중공업육성을 상징하며 흰색과 계란색으로 맑고 은은한 배합을 과시했으며 주최도인 경북은 「오린지」색상으로 통일, 「카드·섹션」에 화랑상으로 기상을 뽐냈다.
○…개회식이 벌어지는 종합경기장은 상오4시20분부터 입장이 시작되어 7시쯤엔 초만원을 이루었는데 관중들은 쏟아진 비로 우산을 쓰고 개회식을 봐야하는 곤욕을 치렀다.
전국체전 개회식에서 비가 쏟아진 것은 제39회 대회에 이어 17년만에 이번이 두번째.
○…6일의 모의예행 연습때는 입장권이 2백20원이었는데 암표가 5천원씩 홋가되기도 했고 7일 개회식 입장권은 3백30원이지만 7천원에 거래되는 폭발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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