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4)흉행…아쉬운 사회정의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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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며칠동안 경기도일원에서 외딴집에 사는 일가족들이 집단적으로 참변을 당한 사건이 4건이나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연쇄적인 참변에 외딴곳 주민들은 물론 일반시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으며 경찰에서는 범인색출에 전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소식에 곧 연상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한동안 역시 연쇄적으로 일어났던 부산어린이 유괴살인 사건이다.
이는 두가지 종류의 사건이 첫째 흉악한 사회사건이라는 것과, 둘째 언제 누가 그러한 불의의 참변에 관련될지 모른다는 공통점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시민들은 모두 한편으로 범인의 흉악성을 저주하고 다른 한편으론 경찰의 무력을 원망한다. 사람으로서 누구나 고 흉악성을 미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또 이왕 일어난 사건이니 더 이상의 유사한 사건발생을 막는 것이 당장의 급선무일 것이다.
그런데 흔히 이러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뒤에는 그것을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돌리거나 치정·원한관계등으로 해석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에는 집단살인·유괴살인외에도 집단자살·강도살인등이 그야말로 아무렇게나 자행되고 있는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와 같은 극한적인 흉행이 아무렇게나 자행되고 있는데에는 아무래도 단순한 개인적인 특성에만 돌릴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가 내포되어 있으며 또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을 고려하지 않는 가치체계의 혼착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따라서 가치교육이 강조된다. 그러나 고 혼착은 가치교육강조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왜냐하면 한 사회의 가치체계는 궁극적으로 사회구조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구조의 결합이 시정되어 사회정의가 보다 높은 단계에서 실현되어야 올바른 가치체계의 확립을 기대할 수가 있으며 그러한 상황에서만 가치교육도 그 실효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는 이로만 대처할 것이 아니라 다같이 문제의 보다 깊은데서부터 접근하는 냉철한 판단과 결단력이 발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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