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뭇한 눈길 끈 어머니 무용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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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구 전국체전 공개행사에 「핑크」색치마·저고리로 단장한 6백60명의 어머니무용단이 등장, 눈길을 모았다.
체전 사상 「매머드」어머니무용단이 공개행사에 「매스·게임」을 벌인것은 이번이 저음.
이 어머니무용단은 26세부터 45세까지 모두 대구시내 20개 국민학교에서 뽑은 학부형들이어서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는데 경북이 체전을 유치하고부터 장장 9개월 동안을 연습했다는 것.
바쁜 가사중에도 1주일에 두번씩 모여 2시간정도 맹연습을 했다고 밝힌 임성애(55·경북대사대체육과교수) 총지휘자는 「매스·게임」을 통해 어머니들의 가정과 사회에 봉사하는 힘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체전행사에 어머니 「매스·게임」을 기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교수는 16년전인 40회 전국체전에도 당시 1백60명의 어머니들과 함께 서울에 와 「매스·게임」 선을 보여 이채를 띠었는데 그때 성공했던 것을 이번에 되살려 보려했다고 말했다.
첫 연습때는 아기엄마가 웬 무용이냐며 가족들로부터 오해를 사기도 했으나 대구체전에 이색적인 어머니들의 단결을 보이자며 가족들을 설득, 지금은 모두가 적극적인 이해를 하고 있다고.
거의가 바쁜 주부들이라 짬을 얻기가 힘든데도 지난2월부터 시작된 연습에는 출석율이 거의 1백%였다고 대구어머니들의 열성을 엿보였다.
첫 연습때부터 꼬박 출석했다는 이은자씨(36·대구시방촌동)는 고교때 배운 무용실력을 되살려 이번 행사를 통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가정생활에도 어머니들이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등 도움이 됐다고 흐뭇해했다. 『나의 살던 고향…』등 음악이 흐르는 동안 13분간 우아하게 펼쳐진 「매스·게임」은 비에 젖어 아름다움이 덜했으나 무궁화를 상징하는 부채춤이 펼쳐지자 장내의 관중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로 어머니들의 노고에 답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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