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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교육의 개혁 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리 나라의 대학원 교육은 흔히「이념 부재·연구 부재」등의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고의 고등 교육기관이 이처럼 「비정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우리 나라의 교육 제도에 있어서 해결해야할 하나의 숙제가 되고 있다. 8일 경희대가 주최하는 「학술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사대 김종철 교수는 『대학원 교육의 개혁방향』이라는 주제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은 구제 박사학위제가 폐지되고 문재 당국에 의한 대학원 교육 강화방안이 현실적으로 재검토되고 있는 요즈음 현행 대학원 교육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한 점에서 주목을 끈다.
현재 우리 나라엔 80개의 대학원이 있다. 그 가운데 일반 대학원이 43개, 특수 대학원이 37개, 이들 대학원은 석사과정에 7백80학과가 인가되어 있고, 박사 과정도 4백3개의 학과가 있다. 박사 과정은 그나마 일반 대학원에만 있으며 석사 과정도 7백23개는 역시 일반 대학원에 집중되어 있다. 재적 학생 수는 1만2천2백89명. 박사 과정에는 남자가 1천42명, 여자가 66명(74년 현재). 설립별로 보면 국립이 22개, 사립이 58개.
이 논문에서 김 교수는 1946년 서울대 설치령에 따라 대학원 제도가 설립된 이래 양적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까지 대학원 교육 실정은 『도제식 교육을 위주로 한 구일본식의 폐쇄형 제도와 미국식의 개방형 제도가 뚜렷한 원칙 없이 혼합되어 외형적으로 그럴 듯 하지만 내실은 허실 투성』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학원 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련, 아직까지 학부 교육의 부수물 혹은 외래에 대한 상징적 가치로 대학원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하고 대학원의 질적 발전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대학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들었다.
특수 대학원과 비교 할 때 일반 대학원의 경우에 대해 김 교수는 과별 정원 또는 재적 학생수로 보아 일반 대학원의 경우는 지나치게 영세하고 이 때문에 최소한의 수업 단위조차 충족시키지 못해, 경영면에서도 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연구 활동도 전반적으로 미약해 대학원생들은 학위 논문작성 이외에는 다른 연구활동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특수 대학원의 경우는 학위 수여 기준조차 미흡할 만큼 부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대학 졸업자들이 대학원에 진학하기를 꺼리는 것과 관련, 결과적으로 대학원 진학이 학문적 실력보다 경제적 능력에 좌우되고, 거의 무경쟁상태가 대부분인 것도 문제다. 한편 도서·실험 실습 등 교육·연구 시설을 위한 대학 예산 운영에 있어서 대학원 교육을 위한 배려가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김 교수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지적했다.▲제도면에서 학술 대학원으로서의 일반 대학원과, 전문 대학원으로서의 특수 대학원 등 이원제를 인정한다고 해도 학위 등 학문적 기준은 공통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특수 대학원은 질적으로 낮아도 좋다는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대학원 교육 「프로그램」운영에 있어서 고립·폐쇄주의를 탈피하고 대학원과 학부교육 상호간에 있어서나 또는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 사이에 있어서 협동 의재, 학점의 상호인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대학원 교육의 질적 저하를 반드시 양적인 팽창에 따른 필연적인 귀결로 생각할 수는 없고 따라서 충분한 수의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해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도 현재 한국 과학원생에게 주고 있는 것과 같은 특전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대학원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경영적 관점에서 한계량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전제, 대학원에의 획기적인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을 주장하고 ▲효율적인 업적 평가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특히 이를 위해서 각 대학은 자체 연구를 통한 자기 평가를 자율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김종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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