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대령…국군의 산증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군의 27년 역사와 함께 거의 연륜을 같이 해온 「대령부부」가 현역에서 활약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있다.
주인공은 국방대학원 연구실장인 고남화 대령과 현재 유일한 여군대령이며 여군단장을 맡고 있는 박진학 대령. 이들 부부는 나이도 똑같은 올해 44세로 모두 6·25때 입대, 나란히 대령으로 올라 한국군의 성장과 젊음을 같이해 온 「군의 산 증인」이 됐다.
따라서 이들 부부가 군에 복무한 것을 합하면 반세기.
특히 10월1일 「국군의 날」은 고대령의 생일일 뿐 아니라 25년 전 고대령이 소위로 임관한 날이어서 이들 부부 가정에서는 가장 큰 경사 날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이 결혼한 것은 20년 전인 55년11월10일.
53년 육군대위로 육군보병학교 교관이었던 고대령이 여군1기 간부 후보생이었던 박씨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2년 후에 결혼했다.
고대령은 6·25 당시 향성봉 264고지 전투에서는 1개 소대 병력을 이끌고 적 1개 중대를 맞아 큰 공을 세웠고, 한때는 죽음직전에서 「헬리콥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되기도 했다.
고대령은 월남전에도 참가, 그 동안 받은 무공훈장은 10여 개에 달한다.
부인 박대령은 그 동안 야전군 여군중대장, 참모장 및 여군교수부장, 여군대대장을 거쳐 지난해5월에는 우리 나라 여군의 정상인 여군단장에 취임했다.
박대령은 여군단장 취임 후 최근 여성단체와 여대생들을 여군에 1일 입대시키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여성의 국가안보의식을 높이는데 앞장서 왔다.
이들은 서울마포구서교동자택에서 제주도의 강한 어머니였던 노모 강을생씨(72) 및 외딸과 함께 단란하게 살고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