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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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발표된 논문가운데 최창규 교수(서울대·정치학)는『정신문화면에서 본 한민족의 독립운동』이란 주제에서『독립에는 반드시 그 독립의 주체가 전제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주체로 ⓛ단일민족의 등질성을 쌓아 온「한민족」과 ②일제하를 제외하고는 국가적 단절을 경험한 일이 없는 국가와 ③고대문화이후 본질을 변질 당하지 않은「동이문화권」을 들었다.
이들 세 주체는 민족은 주체성, 국가는 정통성, 문화권은 독창성을 가지고 여기에 바탕을 둔 독립정신에 의해 역사가 올바로 창조되어 나갈 때 민족사는 그 정통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민족사는 이러한 독립정신을 역사의 기본활력으로 한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운동사였다.
한사군 4백년 문화적 침fir에 대한 저항이 고구려 창건을 가져왔고 북방과 왜구에 대한 저항이 삼국통일을 이뤘으며 통일신라 말 정치와 귀족사회의 당 화 현상 배격이 고려라는 새로운 역사단계를 창조했다. 한편 여말 원의 복 속에 대한 거부가 조선조 창건의 원동력이었다.
이런 사실들은 독립을 최고가치로 한「저항 속의 창조」즉「자유를 전제로 한 진보」의 역사적 형태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독립운동의 이런 역사적 특징을 지적하고『정신문화 면에서 본 한민족의 독립운동은 단순히「잃은 독립」을 회복하는 광복운동만이 아니고 독립을 더욱 확충시키기 위한 「독립지향운동」(자주운동), 그리고 독립의 기반 위에서 역사를 끊임없이 창조해 가는「독립영속운동」(주체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독립운동의 외교사적 고찰』이란 주제로 강연한 추헌수 교수(연세대·정치학)는 상해 임정을 비롯한 각지의 독립운동단체들이 벌인 외교활동을 두 부분으로 나눠 고찰했다.
「파리」강화회의 등 국제회의에서 당시 유행이던 민족자결주의 등에 의해 피압박 민족의 독립이 어느 정도 실현될 것을 믿은 나머지 열강의「독립승인」,「국제연맹가입」등을 목표로 추진한「평화주의 적 청원외교」가 그 하나이며 다른 하나는 중국이 일제와 전쟁상태에 돌입했던 37년 이후 주로 일제에 대항하는 공동목표에 근거를 둔「한-중 연합전선 형성을 목표한 참전외교」다.
그 결과 광복군창설 등 주체적 요건의 구비와 함께 한-중 연합전선형성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살이나 국민당정부와 실질적인 연합전선 형성에는 실패함으로써 나중에 일제의 패퇴 뒤에 정부로서의 승인을 얻는데도 실패하고 말았다.
결론으로 추 교수는 임정의 외교활동성과가 보 잘 것 없이된 이유로서 당시의 국제 정치적 제약성이 이 임시정부로서는 극복하기 어려울 만큼 강했고, 또 주체적으로도 임정내부의 분열 등 주체역량의 한계를 나타낸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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