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2)갑근세…그 납부자와 징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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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는 7월말 현재로 금년도 갑근세징수 목표액의 35%를 초과 징수했다고 한다. 그래서 봉급생활자에 대한 갑근세를 인하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더니 또 잔소리가 나온다는 소식이다.
우리 국민들의 납세 의무사상이 이처럼 높아진 것도 가상하고 그렇게까지 세금을 거두어들인 분들도 보통 재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나라이건 그 사화구조의 안정요소는 성실한 납세자의 근간을 이루는 중산층의 두꺼운 층이다.
얼마 전 한국의 중산층에 대한 좌담회에서 월수 10만원 이상을 경제적 중산층으로 볼 수 있다는 정의가 나왔다. 이 정의에 따른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전 인구의 3% 정도라는 경제기획원 통계가 있다.
현실성으로 보면 월수 10만원 정도의 봉급생활자라면 필요한 교육과정을 마치고 병역을 필한 뒤 직장에서는 중견으로 활약하고 가정을 가진 우리사회의 기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야말로 밀수나 탈세행위를 생각할 수 없는 정직한 납세자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들의 구성비가 3%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어느 외국의 사회 심리학자는 한 사회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중산층이 30%는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3%가 이룩한 기념비적 기적이라고나 할까-.
갑근세 문제도 화폐가치의 하락에 따른 명목임금의 상승으로 인한 형식적인 계수인하보다 중산충의 육성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을 이 기회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피라밋」형의 사회구조가 호리병형으로 전환되어야 사회안정이란 기본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봉급생활자들에겐 계수에 대한 무감각 증세가 생겼다.
따지고 보면 수없이 받아온 계수 「쇼크」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물가가 30%나 50%씩 겁나게 뛰어도 그저 무감각하기만 하다.
결국 서민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는 갑근세 인하는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범위 안에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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