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터」도 못 채우는 대불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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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파리=주섭일 특파원】「프랑스」에 대한 한국수출은 작년도의「코터」배정액도 소진 못하는 등 얼마 되지도 않는 수출목표에 미달하여 시정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 74년도 대불수출은 목표액 3천5백만「달러」의 76%에 불과한 2천6백91만여「달러」로 부진했었으며 금년도 상반기 실적도 작년목표액과 똑같은데도 51.8%인 1천8백12만「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금년도「프랑스」의 수입예상액 7백억「달러」에 비하면 0.5%밖에 안 되는 목표액이다.
서울과「파리」에 은행이 교환되고 있고 한·불 투자보장협정이 발효되었으며 양국경제인협의회가 상설 된지 1년이 지났고「프랑스」기업인의 금년 10월 방한 등 표면적으로는 양국의 경제협력이 발전된 것으로 보이나 수출 한국을 생각할 때 근본적인 시정책이 있어야 함을 말해준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얼마 전「브뷔셀」의 EEC섬유협상이 우리가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예외로 하고라도「프랑스」의 경우 배당 받은「코터」마저 소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가 74년도에 배당한「코터」양을 전부 소진한 품목은 직물제품·「라디오」·수신기·우산류 등 3개 품목에 불과했다.
인조섬유직물은 40t중 조금도 소진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합성섬유직물 70t중 불과 7.6t, 모직물 50t 가운데 10t, 잡 제품은 5백69만「프랑」중 96만5천「프랑」어치(16%), 전시용품 3백60만「프랑」중 56만「프랑」(17%), 전화 3만「프랑」가운데 0%로 총6개 품목은 불과 9%밖에 소진하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현지 한국기관이 배당 결정권을 가진 전시용품의「코터」를 소진능력이 있는 일부종합상사를 따돌리고 작년에 소진하지도 못한 일부상사에 실적위주라는 명목으로 배당하는 등의 부조리현상을 자행했다.
물론 불 정부의 한국상품에 대한「코터」관리는 너무나 잔인하다는 표현이 타당하다. 「프랑스」가 관세장벽으로 1백80여개의「코터」를 실시하고 있으나 한국이 할당받은 품목은 불과 9개뿐이기 때문이다. 불 정부는 한국보다 정상교역이 훨씬 뒤진 동구공산권에 대해서는「불가리아」41개 품목, 「폴란드」46개 품목, 「헝가리」36개 품목을 할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상품에 대한 이 같은 푸대접 원인을 깊이 파악, 우리 정부도 수출성이 높은 자기질의 식기류, 화장용 제품, 살구를 비롯한 과일제품에 대한 할당을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받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한 전제는 배당 받은「코터」양의 완전 소진이며 지금까지 소진도 못한 일부상사, 생산시설이 없는 상사에 대한 전시용「코터」배정을 한국기관이 다만『「프랑스」에 먼저 와있다』는 이유만으로 배당하는 등의 과오는 지양되어야 할 점이다.
다음으로 제기된 문제는 언어의 문제다. 우선 대사관·무역관·외환은행지점 등 수출중계의 전진기관 요원 중 불어를 전혀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배치되고 있다. 따라서 의사불통으로 성사가 패사로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이구동성이다.
마지막으로 지적되어야 할 점은 한국 상인들의 소량주문 기피현상이다. 「프랑스」시장은 유통구조가 특이해 거리의 상점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국내 혹은 EEC의 중계무역업자를 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백화점 안의 가게 하나하나 거리의 상점하나 하나를 직접 상대하지 않으면「프랑스」시장에 뿌리박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설정이다.
이 같은 문제가 시정되지 않는 한 수업규모에서 미국에 이어 서독·일본 다음가는 대 시장에서 한국 은행상 밑바닥에 서는 불행한 위치에 머무를 것이라는 현지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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