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는 납치됐다” 말레이시아 잠정 결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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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777은 어디에…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운데)가 15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기자들에게 여객기 실종 사고에 대해 답하고 있다. 그는 “실종된 여객기가 일부러 통신을 끊고 항로를 변경했다는 증거를 포착했다”며 “기수를 돌려 7시간 정도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 AP=뉴시스]

지난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사고가 계획적 납치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5일 “실종된 MH370 여객기가 일부러 통신을 끊고 항로를 변경했다는 증거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여객기는 말레이반도를 지나 북쪽 베트남과 캄보디아 상공을 거쳐 중국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군 레이더 신호 분석 결과 말레이반도를 지난 직후 바로 인도양 방향인 서쪽으로 기수를 돌린 정황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라작 총리는 “여객기는 의도적으로 통신을 차단하고 항로를 돌려 7시간 정도 날아갔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원한 말레이시아 당국 관계자도 “납치는 이제 더 이상 가설이 아닌 확정된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여객기가 사라지기 전 의도적으로 자동응답장치를 꺼 관제 당국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그 이유다.

수사 당국은 항공기가 비행 경험이 있는 한 명 이상에 의해 납치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 시스템을 모두 끈 뒤 항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항공업계의 공식 운항 경유점을 잇는 노선을 따라 비행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로를 이탈했어도 문제 없이 7시간을 운항했다는 분석이다.

기수를 서쪽으로 돌리기 직전에 보잉777 기종의 허용 운항 고도를 연속적으로 급하강하는 등 이상비행을 한 점도 의심을 사고 있다. 의도적으로 관제 시스템을 교란하려는 시도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종 여객기의 기장 또는 부기장이 납치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날 기장인 자하리 아흐마드 샤(53)의 자택을 수색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수사에 필요한 증거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수색”이라고 밝혔다.

납치 동기나 납치범들의 요구사항은 아직 전달되지 않은 상태다. 실종기의 위치도 오리무중이다. 실종 여객기가 서쪽으로 비행한 정황이 포착되자 남중국해 측 수색은 잠시 중단됐다. 미국 전문가들은 여객기가 인도 방향으로 회항하던 중 연료가 떨어져 인도양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범위가 인도양으로 좁혀지긴 했지만 이 일대는 수심 7000m에 달하는 데다 면적도 넓어 수색에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접국인 인도는 이날 열추적장치를 탑재한 항공기를 동원해 안다만제도 등을 수색했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도 최첨단 장거리 해상초계기인 P-8A 포세이돈을 급파해 벵골만 남쪽 해역과 인도양 북쪽 해역을 수색하고 있다. 15일 현재 연료 유출 흔적이나 기체 파편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도 15일 해상초계기(P-3C)와 공군 수송기(C-130)를 말레이시아에 보냈다.

유재연 기자 qu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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