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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한 대주그룹 회장 딸 집에 천경자·허백련 그림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검찰과 국세청이 401억원의 세금과 벌금을 체납하고 해외 도피 중인 허재호(71) 전 대주그룹 회장의 가족 집에서 천경자 화백의 그림 등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을 대량 압수했다.

 광주지검 은 허 전 회장의 딸 집에서 압수한 미술품과 골동품 115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천 화백과 동양화가인 고 허백련 화백, 서양화가 고 오승윤 화백 등의 작품이 포함됐다. 천 화백의 작품은 한 점에 수억원, 검찰과 국세청은 구체적인 작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과 국세청은 압수한 미술품·골동품에 대해 감정평가를 하고 있다. 실소유주가 허 전 회장으로 드러날 경우 체납한 세금·벌금을 대신하려는 목적이다. 미술품 등을 압수한 집이 허 전 회장의 딸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점에서 허 전 회장 소유품을 둔 창고로 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검찰 등은 보고 있다. 광주지검 이두식(52) 차장검사는 “허 전 회장의 재산임이 입증되면 미술품 액수에 관계없이 모두 추징해 국고로 귀속시키겠다”고 밝혔다.

 허 전 회장은 2011년 횡령과 147억원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이 확정됐다. 내야 할 세금과 벌금이 401억원에 이른다. 금융권 부채 233억원을 더하면 모두 634억원이다. 그러나 허 전 회장은 이를 물어내지 않고 2010년 출국해 뉴질랜드에 머무르고 있다. 교민들에 따르면 최근 카지노에 드나드는 모습이 목격됐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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