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파, 인질 15명만 대동 이륙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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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쿠알라룸푸르6일=외신종합】「말레이지아」주재 미 대사관을 점거, 이틀째 대치한 일본 적군파 「테러」범들은 6일 새벽 부녀자·어린이 등 9명을 석방한데 이어 인질 15명을 제외한 전원을 석방하고 낮12시48분 「쿠알라룸프르」공항으로 향했다. 「가와지마」일본 관방차관은 6일 상오 기자 회견에서 「테러」범들과의 협상 경과를 설명, 범인의 총수는 5명(여자 1명)이고 범인들은 15명의 인질을 데리고 공항으로 떠났으며 그 속에 「스마」일본 대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러」범들은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채 떠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승무원 6명의 탑승에 동의했고 무장 해제는 권총만 갖고 탄환은 비행기 안에서 「말레이지아」관리에게 인도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스테빈스」미 영사와 「베르겐스탈레」 「스웨덴」대리대사를 마지막 인질로 동행하겠다고 요구했으나 미국과 「스웨덴」의 다른 관리로 바꾸는데 동의할 것 같으며 일본도 「스마」대사의 동행 요구를 거절하고 그 대신 다른 2명의 고위 관리를 동행시킬 것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가 석방한 5명의 적군파 대원들과 25명의 일본 정부 관리들을 태운 일본 항공의 DC·8특별기는 석방된 「테러」범 2명의 출국 거부로 예정보다 6시간 이상 지연된 끝에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항공기에는 「테러」범들을 최대 8천㎞까지 비행시킬 수 있는 식량이 공급되었고 항공기에 탑승한 「테러」범들과 미 대사관 영사과에 있는 인질범들, 그리고 「말레이지아」정부 관리들 간에 전화를 통한 3각 협상이 개시되었으나 6일 새벽 현재 밤새 벌어진 협상에 「테러」범과 「말레이지아」관리들이 다 같이 지쳐 일단 중지된 것으로 발표되었다.
한편 「압둘·라자크」 「말레이지아」수상이 5일 정오 인질범들이 들어 있는 건물로 가서 인질들과 전화로 당분간 대화를 나누었는데 통화를 마친 「라자크」수상은 인질들의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일본이 인질들의 생명을 고려, 5명의 「테러」범들을 석방한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테러」범들은 그들이「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어디로 갈 것인지 행선지를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
「말레이지나」당국은 「이라크」 「리비아」 남「예멘」 「시리아」의 4나라에 「테러」범들을 태운 JAL기를 받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도되었는데 이중「이라크」와 남「예멘」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고 「시리아」는 논평을 거부했다. 또 「쿠웨이트」는 JAL기가 「쿠웨이트」로 올 경우 착륙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압둘·라자크」 「말레이지아」수상은 이번 인질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지나」에 입국하는 일본인들에 대해 엄격한 보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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