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작전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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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테니스의 1인자 이형택(27.삼성증권.세계랭킹 59위.사진)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앤드리 애거시의 정교한 스트로크도, 피트 샘프러스(이상 미국)의 화려한 발리가 없어도 투어무대에서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상황에 따라 작전의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서구선수에게 열세일 수밖에 없는 1m78㎝의 키와 파워로는 올라운드 플레이가 이형택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다.

이형택이 올라운드 플레이의 진가를 발휘하며 마스터스대회 16강(4회전)에 진출했다. 이형택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키비스케인에서 열린 나스닥-100 오픈(총상금 6백20만달러) 남자단식 3회전에서 프란시스코 클라벳(35.스페인.1백78위)에게 2-1(4-6, 6-2, 6-1)로 역전승했다.

이형택은 세계랭킹 1위 레이튼 휴이트(호주)를 꺾고 올라온 왼손잡이 클라벳을 맞아 1세트에서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내리 세차례나 빼앗겨 1-5로 뒤지기도 했다.

그러나 1세트 후반부터 이형택은 과감한 네트 공략을 시작, 스트로크 위주의 클라벳을 흔들어놓았다. 1세트에서 11차례에 불과했던 이형택의 네트 대시는 2세트 24회, 3세트 20회로 늘어났다. 여기에 발리 공격 성공률이 80%나 돼서 2.3세트를 수월하게 따냈다.

이형택은 26일 예정된 4회전에서 세계랭킹 61위 로비 기네프리(미국)와 맞붙는다. 이형택은 지난 11일 기네프리에게 1-2로 진 바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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