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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스냉면·컬러국수 "우리 시장 스타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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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통시장에서 소문난 맛집을 만난다. 경기도 구리시 전통시장에 있는 ‘탕스냉면&국면’ 집에서 손님들이 탕수육과 냉면을 먹고 있다. [전익진 기자]

점심시간인 11일 낮 12시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구리전통시장 내 식당 ‘탕스냉면&국면’. 15개 테이블이 손님으로 가득 찼다. 주메뉴는 6000원에 내놓는 탕수육과 냉면 세트. ‘갈비+냉면’ 또는 ‘불고기+냉면’을 내놓는 다른 식당과 차별화한 메뉴다. 이 집의 특징은 냉면용 비빔장과 육수. 비빔장엔 과일과 야채를 갈아 넣었고, 육수에도 과일과 곡물류가 첨가됐다.

이곳에서 만난 박희현(54·여·서울 강동구 둔촌동)씨는 “독특한 과일향 냉면에 끌려 가끔 친구들과 와서 먹은 뒤 전통시장 쇼핑을 한다”고 말했다. ‘탕스냉면&국면’을 운영하는 한진택(63) 사장은 “맛과 웰빙을 겸비할 방도를 찾다가 호텔주방장인 후배와 식품영양학과 교수인 친구에게 자문해 과일이 든 냉면 비빔장·육수를 개발했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경기도 부천시 역곡남부시장 내 ‘장수 옛날 손국수’. 안쪽에 국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분홍·검정·초록 등 색깔이 다양하다. 김창수(56) 대표가 직접 뽑아서는 백년초(분홍), 검은쌀(노랑)·쑥(초록) 같은 천연재료로 색깔을 냈다. 방부제를 쓰지 않고 매일 아침에 하루 20㎏ 정도만 국수를 만든다. 주부 방경희(38·인천시 부개동)씨는 “아이들이 ‘컬러 국수’라고 재미있어 하고, 천연재료만으로 만들어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기에 가끔 찾는다”고 말했다. 역곡남부시장 정순종(66) 상인회장은 “손국수집에 들른 손님들이 바로 옆 우리 방앗간에도 찾아와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산다”며 “손국수집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라며 웃었다.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집들이 있다. 독특한 맛과 아이템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점포들이다. 이런 가게를 찾은 고객들은 전통시장에서 다른 물품까지 함께 쇼핑을 하며 시장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6곳 전통시장에서 이 같은 가게 8곳을 발굴해 ‘명품 점포’로 선정했다.

 성남중앙시장의 반찬가게 ‘강원반찬’도 그중 하나다. 각종 반찬 70여 가지를 만들어 판다. 43년 동안 반찬을 팔며 입소문이 났다. 중앙시장 하루 방문객의 30%가 이 집에 들를 정도다. 반찬은 어머니의 대를 이어 배화자(54·여) 사장이 직접 만든다. 요즘 제철인 봄동 김치는 1㎏에 1만원이다.

 경기도는 이 밖에 고객이 원하는 모양과 색깔 그대로 가구를 만들어주는 과천시 새서울프라자의 맞춤가구점 ‘나무모아’, 수원시에서 처음 이바지 음식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못골종합시장 규수당 등을 명품 점포로 꼽았다. 색소를 전혀 쓰지 않는 수원시 정자시장 ‘자연을 담은 떡’집, 직접 두부를 만드는 안양시 박달시장 ‘태초식품’ 등도 포함됐다.

 경기도 전통시장지원센터 박근균 팀장은 “명품 점포를 선정한 직후부터 해당 점포가 있는 전통시장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안에 10곳 안팎 명품 점포를 추가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임명수 기자
사진=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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