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권의 친한파|「봉고」대통령 방한계기로 본 한국-「가봉」 관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가봉」은 제3세력을 표방하는 비동맹 「그룹」의 일원으로서 표면상 비동맹 중립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프랑스」 공동체 구성원으로 남아있어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진영 국가와의 협력관계를 계속 추구해오고 있다.

<북괴와도 74년 수교>
한·「가봉」 관계는 우리 정부가 60년 독립한 「가봉」을 즉각 승인하고 62년에 수교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63년 백선엽 주「프랑스」 대사를 주 「가봉」대사로 겸임시키면서부터 「가봉」은 「유엔」에서 한국문제가 토의될 때마다 우리 입장을 지지해 왔다.
72년 문호개방 정책에 따라 중공을 승인하고 작년 1월엔 북괴와도 수교키로 합의했으면서도(금년 2월 주「가봉」 북괴대사관 설치) 연말 「유엔」 총회에서는 한국측을 지지, 서방측 결의안의 공동제안국이 되기까지 했다.
북괴가 비동맹국가를 상대로 외교공세를 활발히 전개해 온 것이 사실이며 비동맹의 일원인 「가봉」대통령이 예정했던 평양행을 취소한 것은 한·「가봉」·북괴의 삼각관계에서 특기할 일로 볼 수 있다.

<국민소득 6백75불>
「가봉」은 적도에 걸쳐있는 25만7천평방km의 면적에 95만명의 인구를 가진 공화국. 한반도보다 약간 넓은 땅에 사람은 대구시(1백12만명)보다 적다. 「아프리카」제국 중 비교적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최상위. 1인당 국민소득이 6백75「달러」(72년 현재). 경제성장율도 9·3%로 한국과 비슷하다.
풍부한 경제자원의 천혜 때문이다. 전국토의 85%가 삼림지대로서 여기서 광물·임산자원이 조달된다.
석유는 연산 7백63만t으로 「아프리카」 4위, 「망간」 매장량은 세계 3위인 2억t, 「우라늄」광은 「프랑스」공동체 중 최대로 연산 1천4백t 등.
인구과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때문에 현재로서는 주변국가에 비해 농업개발과 공업건설이 지연되고 있지만 잠재력은 크게 평가된다.
우리 나라와 「가봉」 교역관계는 아직 보잘 것 없는 단계. 작년 중 우리 나라의 대 「가봉」 수출실적은 3만9천「달러」(금년 5월말까지는 1만9천「달러」)고 수입실적은 없다.
주요 수출품목은 어망 및 「로프」가 3만3천「달러」로 대종을 이루고 기타 합성수지제품·면제품·유리·광학 및 측정기기가 소량 수출됐다.

<석유생산 아주 4위>
「가봉」은 EC와 UDEAC지역 외의 수입에는 사전 수입 허가제와 「글로벌·코터」제를 채택하는 등 수입관리 제도가 엄격해 시장진출이 용이하지 않은 국가다.
우리 나라의 대 「가봉」수출 품목으로는 전기기기·수송장비·철강제품·농업기계·광산장비 등이 유망하고 특히 우리 나라는 자원확보를 위해서도 「가봉」의 막대한 광산·임산자원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수출을 기초로 한 정책적 수입이 요망된다. 「봉고」 대통령이 서명하게 될 무역협정과 경제기술협력 협정을 통해 「가봉」은 수혜 위치가 아닌 대등한 입장에서 협력할 것을 한국에 요청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