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스타킹으로 만드는 수예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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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자들이 있는 집안이면 으례 못 신게된 스타킹이 수십 켤레씩은 모여있다. 헌 스타킹으로 방안깔개 등을 만들면 유용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주부들이 알고있는데, 염색이나 오려내는 방법이 서툴러서 완성품을 못 만드는 경우가 많다. 매년 폐품활용전시회를 열고있는 여성저축생활중앙회(회장 현기순)는 주부 홍영숙씨(경기도)를 초청, 지난18일 주택은행본점 연수실에서 헌 스타킹 이용법을 강의했다.
홍영숙씨는 헌 스타킹으로 깔개를 만들어 작년 폐품활용전시회에서 우수상을 탔는데 자신의 경험을 살려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 이날의 강의 중에서 방안깔개와 가방 만드는 법을 옮겨본다.

<탈색>
모아놓은 스타킹을 깨끗이 빨아서 먼저 종류별로 분류한다. 엷은색·중간색·진한색으로 나누고 울·스타킹은 따로 모은다.
양은솥이나 다른 넓은 그릇에 스타킹이 잠길 만큼 물을 붓고 펄펄 끓인다. 탈색제는 하이도루를 쓰는데 분말로 돼있으며 화공양품점에서 살수 있다. 값은 1㎏에 1천3백원정도.
끓는 물에 탈색제를 넉넉히 넣어 고루 섞는다. 분량은 하이도루의 독특한 냄새가 물씬 끼칠만큼 넣어야 탈색이 제대로 된다.
분류된 스타킹을 솥에 넣고 30분간 푹 삶는다.
끓이는 동안 긴 막대기로 스타킹을 서너번 뒤집어서 물이 고루 빠지도록 한다.
맑은 물에 여러번 헹구어서 햇볕에 말리면 흰색으로 바래진다.

<염색>
완성품의 디자인에 따라 알맞는 색깔로 염색을 한다. 물감가게에서는 나일론용 물감을 따로 파는데 50원어치면 40∼50켤레를 염색할 수 있다.
양은솥에 스타킹이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끓이다가 물감을 섞는다. 스타킹의 발 부분을 물에 넣어 색을 정도를 실험하면서 알맞는 색을 만든다. 원하는 색깔이 되었을 때 식초를 약간 넣고 빨리 스타킹을 넣어 20∼30분 끓인다.

<실 만드는 법>
스타킹의 발목과 윗부분을 잘라내고 중간부분만 남긴다. 원통형이 된 스타킹을 2∼3㎝폭으로 자르면 고리모양이 된다. 이 고리를 고무밴드를 잇듯이 한번씩 돌려 걸어서 이어 긴 끈을 만든다.

<깔개 만들기>
먼저 신문지를 이어서 실물대의 원형을 만들어 무늬를 그려놓는다. 사실적인 그림보다는 추상적인 도형이 효과적이다. 대나무 혹은 뿔제품의 대형코바늘로 짧은 뜨기를 한다. 배색을 맞추어서 원형과 맞춰가면 무늬를 짜 넣는다. 다 짠 후에 마대나 헌「진」천으로 바닥을 대면 더욱 튼튼한 깔개가 된다.

<가방 만들기>
사진의 가방은 플라스틱 수판을 이용, 폴리·스트로사 대신 스타킹 실로 엮은 것이다. 플라스틱 틀을 나일론 실로 이어 가방의 몸체를 만든 다음 염색해서 오려놓은 스타킹 실로 촘촘하게 플라스틱 틀을 엮는다. 가방 끈은 스타킹 실을 땋아서 만들고 단추와 장식꽃은 코바늘뜨기로 한다. 끈과 꽃을 붙인 후 가방 안에 안감을 대서 완성한다. <지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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