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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美·英·호주 특수부대 극비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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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군과 영국군은 이번 전쟁에서 빨리 승리를 거두기 위해 정규전과 함께 여러 종류의 특수전을 이라크 진영 깊숙한 곳에서 펼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략.전술 효과가 뛰어난 특수전은 극비리에 수행되지만 외신 보도를 접한 국방 전문가들은 미.영군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암살작전부터 투항 유도 심리전까지 가능한 한 모든 형태의 특수전을 극비리에 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수전은 어떤 것인가=로버트 힐 호주 국방장관은 23일 "연합군의 대대적인 진격을 앞두고 우리 공수특전단(SAS) 요원들이 이라크의 탄도미사일 기지를 폭파하는 등 대활약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수전의 하나가 처음 공개된 것이다.

특수전 전문가들은 힐 장관의 발언을 분석한 결과 호주 특수부대인 SAS가 이라크 진영 깊숙이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는 '특수전략정찰'과 파괴공작을 수행하는 '목표 타격'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또 미 특수부대원 20명이 바그다드 진입을 시도하다 포로로 잡혔다는 외신 보도로 볼 때 또 다른 부대가 현지에서 시가전에 대비한 정보 수집을 하거나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전쟁 명분을 얻기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찾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라크의 산유시설을 확보.보호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이 임무도 특수부대가 맡았을 것으로 본다.

미.영군이 이라크 반체제 단체인 국민연합을 앞세워 후세인 대통령의 최정예 부대인 공화국 수비대의 지휘관 등을 대상으로 항복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 역시 특수부대가 펼치는 '전향공작'을 뜻한다는 설명이다.

이라크의 장병들과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투항과 대피를 권유하는 전단을 살포하고 라디오 방송을 하는 것은 특수부대가 하는 '민사심리전'의 일종이다.

◆어떤 특수부대가 투입됐나=이라크전에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미.영의 거의 모든 특수부대가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군 측은 델타포스를 투입해 요인 암살 등 극비작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의 특수수색대, 해군의 네이비 실도 동원됐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실체가 처음 알려진 미 CIA의 특수공작부도 극비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군으로는 현대 특수부대의 원조로 평가받는 SAS와 해상특공대(SBA), 비밀정보수집 특수부대인 제14 정보중대가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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