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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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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사건 또는 역사적 사실만을 영화 예술로 재현시키는데 명수인 「프랑스」의 문제 감독 「크스타·가브라스」의 『특별 재판부』가 「칸느」 영화제 추천 작품으로 뽑혔다.
이 영화는 상영 시간 1시간50분짜리로 「가브라스」 감독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데뷔」작 『Z』, 우리 나라에도 소개돼 영화 「팬」들을 감동시켰던 『자유』, 남미의 현지 좌파와 미CIA의 갈등을 묘사한 『비상사태』에 이는 제 4작.
작품의 주제는 행정부로 상징되는 「국시」와 사법부로 대변되는 「정의」의 대결로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한 직후인 41년 8월 괴뢰정부 「비쉬」가 「프랑스」 제3공화국 소멸 선언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인 「비쉬」 정권 내무상 「피에르·비쉬」(「미셸·롱스달」분)는 「레지스탕스」에게 사살 당한 독일 장교에 대한 보상책으로 6명의 「프랑스」인을 「길러틴」으로 처형해 줄 것을 사법부에 요구한다.
법무장관은 반대하다가 끝내 굴복하고 상이군인 출신 법관을 뽑아 문제의 「특별 재판부」를 설치한다.
재판부는 복역 중인 「레지스탕스」원 12명을 뽑아 심지 뽑기식으로 6명에게 사형을 내릴 형식적인 특별 재판을 연다.
그런데 죄수 중의 하나인 신문기자가 법정에서 가짜 재판을 규탄하고, 여론이 무서워진 배심 판사들은 재판을 중단하게 돼 3명이 사형대로 간다는 내용이다.
오늘의 세계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내려 준 「가브라스」 감독의 『특별 재판부』는 특이한 촬영술로 관객 전부가 마치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프랑스」의 「칸느」 영화제 추천 작품은 「케르마데크」 감독 『일로이즈』, 「들라스」 감독 『인디아·송』, 「자크로이룽」 감독 『머리 속의 손가락들』 등으로 모두 새로운 기법을 동원한 전위작들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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