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출 대종 품의 상승「무드」|일부품목 신용장 내도 액의 급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수출경기가 점차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많은 품목이 아직 부진상태를 벗어나기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섬유류를 비롯한 전자·합판·가발·신발류 등 일부 강세품목에서 수출「무드」의 오름세는 분명하다.
3월말부터 이 달 들어 수출의 선행지표인 신용장의 내 도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극심한 불황으로 조업을 단축해야 했던 업체들이「풀」가동에 들어가고 밀려드는 L/C를 소화 못해 거절하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물론 현 단계의 회복국면이 73년의 호황과 비견되거나 본궤도에 접어들었다는 것과는 큰 거리가 있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의 수출이 만성화된「불황」내지「침체」의 최저 점에서 다시 반전, 상승「커브」로 전환한 징표가 된다는 의미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 공산품 중 가장 큰 비중(약 3분의1)을 차지하는 섬유류가 무엇보다 가장 급속한「템포」의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3월말까지 섬유류의 수출실적은 작년 동기의 85∼90%선에 그쳤으나 L/C 내도 액은 이미 작년수준보다 섬유제품이 26·5%, 직물 류가 70·9%, 합성섬유가 68·8%나 증가됐고, 4월 들어서도 더욱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S합섬·J견직 등 한때 40∼60%까지 조단했던 대부분의 업체들이「풀」가동을 하면서도 생산이 달려 5∼6월 이후 선적 분의 수주는 할 수 없는 형편이며 종래 가격여하를 불문하고 수주에 급급했던 업체들이 이제는 가격조건을 선별해서 주문을 받는 여유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또 수출이 늘자「로컬」공급량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봉제업자들은 원단의 구득난에 봉착하게 돼 원사의 수출억제와 일부 부족 분에 대한 수입허가 등 대책이 관계당국에 의해 검토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상담이 거의 없어 가동률이 50%선까지 떨어졌던 전자업계는 최근 외국으로부터의 주문이 격증, 대부분「풀」가동에 들어감은 물론, S전자의 경우 연말까지의 수주계약이 다 찼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품목별로는 녹음「테이프」·전산기·TV 등이 호조이며 반도체 부분품이 비교적 실적이 적은 편이다. 이에 다라 국내공급을 주로 하던 부품업체도 대부분 2개월 분 정도의 주문을 확보하고 있다.
합판·신발류도 3월 후반부터 호전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회복은 안 되고 약 30%정도「다운」이 된 상태.
가발 부문 역시 L/C 내도가 매월 평균 10%이상씩 불어나고 있으나 기능공 부족으로 「풀」가동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불황 때 S통상·Y상사 등 큰 업체의 공원 약30%정도가 이직 또는 전직해 버려 주문이 늘어나는 요즘 일손부족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
불황 때 이직한 기능공원의 재 충원문제는 각종업체의 공통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점이다.
수출업계에서는 이같이 일부품목의 L/C 내도 상황이 최근 호전되고 있는 사실은 첫째 이제까지 그 열도를 더해 온 세계적 불황이 국제원자재가격의 안정화 기미와 각국의 총수요억제 정책의 완화 등으로 서서히 회복될 전망인데다 둘째 미·일·동남아·「유럽」등 주시장의 제품「스토크」가 작년 중 보통 적정 재고의 2배 이상 이르렀다가 점차 적정 재고 선에 이르게 되면서 대상 사들이 수입을 적극화하기 시작한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원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