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풍 성, 칸느영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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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주섭일 특파원】5월 중순 프랑스 칸느에서 열릴 75년도 칸느영화제는 그 어느 해보다도 우수 작들의 성찬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이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영화의 경연장이 될 칸느영화제는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제집행당국은 이미 세계 각국으로부터 출품된 영화를 대상으로 예선을 실시, 20편을 본선에 진출시켰으며 이 달 안에「프랑스」영화 4, 5편을 추가시킬 계획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한국이『어느 화가의 생애』(원제「이중섭」)를,「홍콩」이『터치·오브·젠』(Touch of Zen)을 각각 처녀 출품했으나 한국은 탈락했고「홍콩」은 예선을 통과, 본선에 진출했다.
「어느 해보다 가장 만족할 만한 수준, 새로운 경향」을 보여 예심위원들을 만족케 했다는 칸느영화제 본선진출 작품은「토마스·만」탄생 1백 주 기념 작이라는 동독의『바이마르 제국의 운명』,「알제리」의『황금시대연대기』,불-「덴마크」합작의『행복한 이혼』, 미국의『레니』,「이탈리아」의『여자의 향기』, 서독의『「카스파르·하우저」의 불가사의』, 「캐나다」의「명령들』, 영국의『마이·맨·프라이디』,「홍콩」의『터치·오브·젠』「프랑스」영화로 본선진출이 유력시되는 작품으로는「타베르니에」감독의 『축제 시작하다』, 「피레스」감독의『공격』,「코스마·가브라스」감독의『특수과』,「다비스」감독의『이 귀여운「빅토르」여』,「그라니에르·드페드」감독의 『새장』등 이 있다.
한편 남우주연상부문에서는『행복한 결혼』의「장·로슈포르트」,『레니』의「더스틴·호프먼」, 『여자의 향기』의「빗토리오·가스만」등 이 유력시되고 있다고「프랑스·솨르」지가 보도했다.
그러나 이 영화제의 의의는 경쟁작품보다도 기존수상작가 및 거물감독의 선외출품작경쟁에 있는 듯.「헝가리」감독「미크로스·잔스코」의『「에렉토르」를 위하여』,「미켈란젤로·안토니으니」의『신문기자』,일본「스이지·데라야마」감독의『전원의 숨바꼭질』, 네덜란드「조스·스테리」감독의『「니메그」의「마리켄」』,「잉그마르·베르히만」의『찬란한 「플루트」』,「나치」전승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소련이 제작했다는「숄로호프」원작의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다』와『거울』(이상「타르코므스키」감독)등 이 그것이다.
칸느영화제 사무국에 의하면 한국출품작은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영화제기간에 개최되는 국제영화시장에 다시 출품된다고 한다. 세계 각처에서 몰려든 영화기업가들에게 공개되어 호명만 받으면 처녀출전의 의의를 그 나름대로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 다만 내용 면이나 기술면에서 세계수준에 뒤져 있은 약점은 감출 수 없다는 것이 한 심사위원의 견해다. 이 영화시장에는 최초로「카세트·필름」이 등장할 것으로 예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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