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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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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월남사태에 대한 미국의 자세는 자유「아시아」제국에 심각한 애허와 회의를 안겨주었다.「하노이」가「파리」강화협정을 현저하게 위반했음을 시인하면서도 미국은 더 이상 협정의 사문화를 선언하거나 반격행동을 취하려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술레징거」국방장관의 4월2일자 기자회견에 의하면 협정체결당시「키신저」가「사이공」에 약속한 사항은『협정의 수호를 위한 도덕적인 지원공약』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허술했던「파리」협정을 수호하는데 있어 공산주의자를 상대로 도덕적인 공약만을 내세웠다는 사실은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이제 월남국토의 3분의2가「하노이」의
「반도덕」적인 협정위반으로 유린된 마당에 있어 미국의『도덕적인 지원공약』이란 한낱 때늦은 난민구제사업으로나 나타나게 되었다. 과연「포드」미국대통령은 3일 미군 전투부대의 인지 재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렇다면,한국을 비롯한 자유「아시아」제국으로서는 두개의 중대한 의문점을 해명 받아야 하겠다. 미국의 방위공약은 과연 믿을만한 것인가. 그리고 그 공약이 믿을만한 방패 구실을 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 것인가.
이 의문이 풀리지 않아서는「포드」대통령과「슐레징거」국방장관이 거듭 협조했다는 대한 방위공약의 신빙성은 충분히 납득될 수 없다. 미국은 과거 월남정부에 대해서도 누차 대월방위공약을 확인하고 강조한바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에 와서는『월남엔 또다시 개입하지 않더라도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만은 절대로 어기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공약이란 것이 또다시『도덕적인 것』으로만 격하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공약은 도덕적인 것뿐만 아니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지원의 약속인 것이다.
미국의 대우방지원공약이 고작 도덕적인 언약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국제공산세력은 월남에서 맛본 재미를 다시 한우도에서 맛보려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아시아」공산세력은 하나의 공통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자유「아시아」지역의 민족주의운동을 반체제화 한 다음 일단「게릴라」전을 일으켜놓고서 미국의 공약이 한낱『도덕적인 것』으로 후퇴하는 순간에 대규모 정규전으로 나오는 수법이다.
김일성집단도 여기에 예외는 아니다. 저들이 내세운「강화협정」이니「대민족회의」니 하는 정치공세나 땅굴작전이 이틀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월남이나 한국의 내정이 불안정하게되면 될수록 이같은 수법은 더욱 노골적으로 표면화하게 마련이다.
이것을 공산주의자들은 혁명전쟁 모는 인민전쟁이라 부른다고 한다.
때문에「아시아」공산주의자들의 일관된 혁명전략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도는 외교나 조약이 아니라 군사적 억지력임을 알아야 한다. 공약이란 것도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군사력과 실전병력의 배치를 빼놓고서는 신통한 억지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법이다.
때문에 미국은 하루속히 한·미 방위공약의 미결조항을 보강하여 북괴의 도발때의 한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의 자노를 명문화하고 주한미거의 억지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국군현대화에 박차를 가해야할 것이다.
미국의 1차적인 관심지역인「유럽이의 방위를 위해서도 더 이상의「아시아」로부터의 후퇴가 있어서는 안되며 「아시아」방위의 초점은 이제 한국으로 이동했다할 수 있다.
한국은「하와이」∼「괌」도∼「필리핀」∼호주로 이어지는 미국의 방위선상에서 가장 전초적인 몫을 차지하게되었다. 지정학적으로 보아 미국은 이 전초기지를 단순한 도덕적 공약이 아닌 튼튼한 현실적 요새로 무장시켜야한다.
그리고 그 요새의 내측은 국제공산세력의 전략에 말려듦이 없도록 자주적이며, 민주적인「내셔널·컨센서스」로 조화되어야 하겠다.

<독감 경계령>
전국에 독감경계령이 내려졌다. 보사부는 2일 현재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고 호주A형「인플루엔자」가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고 발표했다.
독감증세를 보이는 어린이의 가검물을 채취,「바이러스」검정 결과 호주A형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3개월간 이「인플루엔저」로 수십만명이 앓아 누워 임시로 학교문을 닫을 정도로 소동을 빚었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위세가 다소 꺾여 피해가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보사부의 전망이다.
일명「프트차머스」라 불리는 호주A형「인믈루엔저」는 수년전 우리나라를 강타한 바 있는「옹몽」A형의 변형인데다가 작년에는 이와 비슷한 영국A형의 유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극역이 되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5세이하 어린이와 노약자에 호발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번「인플루엔저」의 증상이 콧물·고열·기침·가래·전신근육통 등 일반감기와 크게 다를 바 없어 시민들이 자칫 소홀히 다루는 경향으로 「인폴루엔저」자체보다는 2차 감염에 의한 합병증, 예컨대 중이염·폐염·기관지염 같은 중증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예가 흔하다는 점에 시민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인믈루엔저」는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발병하는 전염병이므로 마로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현재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극장·백화점·식당·시장 등에 가급적 가지 말고 과로하지 말며 충분한 수분과 영양분율 섭취하도록 하는 상식적인 예방법이 강조되고 있을 뿐이다.
「인풀루엔저」가 하필 4, 5월에 연례행사처럼 유행하는 것은 이 때가 환절기인데다가 건조기여서 생리적으로 생체의 균형과 조화가 깨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생체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는 생활,예컨대 피로를 잊을 수 있는 건전한 월매와 「례크리에이션」을 즐기고 싱싱한 야채를 중심으로 하는 합리적인 식단을 짜는 생활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집안이 건조하지 않도록 방마다 젖은「타월」을 널어놓는다든지 물을 떠놓도록 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습도를 조절하라고 하면 더운「스팀」을 사용하나「인믈루엔저」가 유행할 때는 찬 습기가 더 좋다는 전문가의「어드바이스」다.
이 기회에 몸을 항상 깨끗이 하고 귀가 후는 반드시 손을 씻고 소금물로 양치질하는 습관을 익히는 것도 좋겠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철에 아무쪼록 건강에 유의해서 생산적인 삶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각자가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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