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해외 취업자 선발 해외개발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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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해외개발공사가 미국의 「비넬」회사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자동차운전 및 정비, 전기 및 전자기계공, 일반행정요원 등 취업 희망자 모집의뢰를 받았으나 「비넬」회사의 요청이라는 이유로 희망자자격을 『월남「비넬」회사 파견근무경력자』또는 막연히 「3년 이상 경력자」로만 규정했을 뿐 직종에 따른 파견인원 및 구체적인 자격기준 등을 명시하지 않아 취업 희망자들만 골탕을 먹이고 있다.
27일 해외개발공사에 따르면 곧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되는 해외 취업 인원은 78개 직종에 모두 1백22명으로 1개 직종에 1∼2명뿐인데다 이중 95명은 이미 월남의 「비넬」회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선발할 예정이어서 실제로 일반공모로 선출되는 인원은 27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해외개발 공사는 이 같은 인원 모집을 하면서 지난 22, 23일자로 「해외 취업 희망자 등록」광고를 통해 일부 직종만 소개했을 뿐 모집 인원과 직종, 직종에 따른 자격 기준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해외 취업 희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즈음 해외개발공사에는 하루 수십통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으나 공사측에서는 전화조차 받지 않는 등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해주지 않아 취업 희망자들은 개발공사의 이번 공고는 취업 희망자들만 골탕을 먹이는 처사라고 불평하고 있다.
「비넬」회사측은 이번 선발자들은 오는 3, 4, 6, 7월 4개월에 걸쳐 보내며 대우는 월평균 3백50달러∼6백50달러선이라고 했다.
해외개발공사는 또 이란에 파견할 트레일러(대형트럭)운전사의 경우 5백명 모집에 1천9백72명이 응모해왔으나 이중 접수 순위에 따라 6백90명만 심사, 이중 2백50명을 확정하고 나머지 1천2백82명에 대한 신체검사 및 기능 테스트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나머지 2백50명은 신청자 중 선발하겠다고 밝혔으나 나머지 인원이 1천2백82명이나 밀려있는 상태에 있어 해외 취업자 선발 기준이 형평의 원칙을 벗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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