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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링스」에서 반통일교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통일교에서 탈출했다는 4명의 젊은이, 그리고 통일교에 자녀를「납치」당했다는 60여명의 부모 등 3백 여명이 참석한「렌」회의는 표면적으로는『가정의 가치와 개인을 보호하는 협회』라는 온건한 이름을 붙였지만 통일교와 문선명씨를 과격하게 규탄했다.
이같은 문제들을「르·몽드」지가 크게 다룬데 이어 이곳 방송들은 대대적으로 특집, 「파리」교외의 통일교 집단에서 탈출했다는 아가씨를「인터뷰」하는 등 전「프랑스」가 떠들썩하다.
「렌」회의는『세뇌와 개성의 파괴』를 들어 통일교를 규탄했으며 문선명씨의 교리뿐 아니라『우리는 청소년들의 강탈자를 지원하고 조종하는 배후 인물의 명단을 입수하고 있다』고 비난함으로써 조직적으로 문선명씨에 대해 투쟁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했다.
반 통일교 운동이 발단된 것은 작년 연말 이른바『새로운 시대의 개척자』라고 이곳에서 불리는 통일교에 대해 익명으로 등사된 10「페이지」짜리 비밀 보고서가 각 언론기관에 배부됐을 때부터이다.
최근 통일교에 심취했다는 10대 소녀「마리·테레즈」양은 방송「인터뷰」에서『우리는 급료 한 푼 없이 하루 16시간을 일해야만 했다. 이 과정을 거친 후에는 벽보를 붙이고 선전도 했으며 너무 지쳐 무의식 상태여서 내 자신에게 의문을 품을 수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통일교 측의 선전활동도 가열해져「반 문선명 운동」과 경우에 따라서는 충돌할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통일교「파리」본부는「렌」집회를 비난하는 벽보를 붙였는데 1백10명 회원(주로 청소년) 이름으로『우리들은 자유의사로 가정을 떠났으며 우리들이 몸담은 새로운 종교는 환희와 자유를 지니게 했고 통일교의 교리는 근본적으로 세계평화의 실현이다』라고 주장했다.
68년「파리」지부가 생긴 이후「프랑스」전역에 퍼진 통일교의 회원 수는 현재 4백 여명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수는 아무도 모른다. 본부는「파리」17구「빌라오블레」17번지에 두고 있다.
한번은 기자가「룩상부르」공원 앞을 지나는데 난데없이 애국가의 선율이 울려 퍼져 달려가 보니 10대의「프랑스」젊은이 8명이 합창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당신들이 누군데 애국가를 합창하느냐』고 묻자『우리는 통일교 신도들이다. 당신은 한국에서 왔는가』하면서 반가와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들은 합창을 하며 유인물은 지나는 학생·시민들에게 돌리고 있었다.
이러한 통일교 문제에 대해「코멘트」를 요구하자 주불 대사관의 한 관리는『일개 종교문제가 우리와 무슨 관계냐』고 일소했지만 반문 운동이 또한「프랑스」전역에 조직화되고 있는 이상 한국인으로서 무관심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르·몽드」지는『통일교 문제는 점점 더 광신적 소집단의 번창을 예고해 큰 문제를 제기한다』고 논평하고 있으며「프랑스」의 청년들이 이 같은 종교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선진 문명에 대한 거부반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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