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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무더기투표 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8일 하오 공화당영등포지구당 공항동 청년부차장 김무길씨(39·영등포구 공항동351)가 신민당사를 찾아와 이번 국민투표 과정에서 공항동제1투표소에서 투표지 1천장을 투표구위원장이 떼어내 공화당원 3명이 무더기 투표한 사실을 목격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투표당일 공화당기동대원으로서 야당 측에서 여러 가지 모략이 있을지 모르니 대비하라는 명령을 받고 서울시립연료시험소에 마련된 투표장에 나갔다가 상오9시쯤 제1투표구 위원장 한화영씨가 관리위원장 사인(사인)이 찍힌 투표용지 1천장짜리 한 묶음을 투표장에서 밖으로 가지고 나와 무더기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한위원장이 투표용지를 밖으로 가지고 나와 공항동 출신 통일주체국민회의대의원 이순희씨의 승용차 속으로 가지고 들어가 공화당기동대원 정두희씨가 차안에서 기표, 주위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 장씩 접어 무더기 투표를 했다. 김씨는 그 날 투표소정문에 근무하면서 공항동장 유온, 공화당원 김광수, 정두희씨 등이 한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한번에 50∼1백장씩 3,4차례씩 투표함에 넣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표가 끝난 하오6시쯤 투표소정문 출입문을 잠그고 정두희씨와 성명을 알 수 없는 동직원·통장 등 3명이 투표인명부에 1천명분의 무인을 찍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말한 제1투표구의 투표인수는 4천3백여명.
그는 「18190014」번의 공화당원증과 지도계몽담당자, 신분증명서, 전 영등포병구 공화당지구당위원장 조효원씨 명의의 청년부차장 위촉장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김씨는 『국민투표를 마친 후 매일 신문방송을 들어가면서 고민하다가 도저히 양심을 속이고 살 수 없어서 모든 것을 털어놓으면 마음이 후련할 것 같아 폭로한다』고 심경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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