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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음식과 접대|김병설 교수(숙대 교수)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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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설날은 한국가정의 가장 큰 명절이다.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서로 이웃을 찾아 인사를 나누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풍속이다. 정초에 하루에도 여러 번 손님을 맞아야하는 주부로서는 세심한 준비와 배려가 필요하다. 손님대접의 요령을 김병설 교수(숙대 가정대 학장)에게서 알아본다.
손님이 올 때마다 떡국을 내는 풍속은 주부들에게 고될 뿐만 아니라 손님에게도 부담을 준다. 손님에 따라서 알맞게 차나 음식 혹은 술대접을 해서 맞는 사람이나 하객이 모두 즐거운 자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만든 음식을 한꺼번에 상위에 차려 놓지 말고 상에는 조미료와 그릇들을 비치해서 식사에 필요한 준비를 대강 해놓고 음식은 먹기 좋도록 차례로 날라 오는 것이 좋다.「메뉴」를 짤 때는 되도록 같은 음식이 겹치는 것을 피하고 조리법도 튀김·찜·볶음 등을 골고루 사용하도록 한다. 음식의 양은 알맞게 해서 상에서 음식이 남아나가는 낭비를 줄이도록 해야겠다.
우리 대접방식은 손님만 방에 남겨놓고 주부는 부엌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음식을 되도록 빨리 준비하고 주부가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 예절이다.

<다과>
낮에 잠시 다녀가는 손님에겐 생강차와 호콩엿강정·잣강정·곶감쌈을 내면 손색없는 대접이 된다. 생강차는 먼저 물에 생강을 엷게 저며 넣고 계피와 함께 끓여 놓는다. 손님이 오면 생강물을 다시 데우고 대추 썬 것과 잣을 띄워 낸다. 강정은 물엿에 호콩 혹은 잣을 골고루 섞은 다음 아주 굳기 전에 콩가루를 발라가며 넓게 펴서 알맞은 크기로 썰면 된다.
곶감쌈은 곶감의 꼭지를 따고 씨를 빼서 잘 주물러 부드럽게 해서 한쪽을 칼로 베어서 넓게 편다. 속껍질을 벗긴 호도를 곶감가운데 늘어놓고 돌돌 말아 싼다. 곶감 겉쪽에는 꿀을 발라 말린 끝이 붙게 하고 1㎝ 두께로 썰어놓는다. 상에 낼 때는 찬합이나 과반에 강점과 곶감쌈을 나누어 담도록 한다.

<음식대접>
식사 때에 방문은 손님들을 위해서는 떡국만두와 전유어·나박김치만으로 간단한 대접을 할 수 있다.
고기국물과 만두를 미리 준비해 놓는다. 손님이 왔을 때는 국물에 떡과 만두를 넣고 한 차례 끓인 후 파를 썰어 넣고 달걀을 풀어 끼얹어 내도록 한다. 전유어는 미리 붙여놨던 것을「프라이·팬」에 녹여서 내면 빨리 준비할 수가 있다.

<술대접>
술을 대접해야 할 손님은 어울리기 좋은 사람끼리 미리 시간약속을 해서 같이 대접을 하면 좋다.
꼭 안방으로 손님을 불러들이지 않고 응접실 한쪽에「서비스·테이블」을 마련하고「뷔페」식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련한 안주와 술은 손님들이 기호에 따라 들도록 한다. <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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