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파 PCM 무선 장치」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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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값이 싸고 잡음이 없는 통신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통신 방식 「초단파 PCM 무선 장치」가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개발됐다.
4일 김종연 박사(46·한국과학기술연구소 전기전자부장)는 전기 통신의 기술적 변천에 대응하고 국내 전신 전화 통신망 확충을 돕기 위해 전화국간 중계용인 「초단파 PCM 무선 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김 박사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초단파 PCM 무선 장치」가 현재 사용되고 있는 통신 방식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비교적 높은 잡음 환경에서도 음정이 양호한 통신을 가능케 하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점은 현재 사용 중인 초단파(마이크로·웨이브)통신 기기의 주파수 분해 방식(FDM)대신 시분할 방식(TDM)을 사용, FDM에서 문제가 되던 잡음, 순음, 점증하는 복잡성과 「필터」비용 등을 해결했기 때문이라고 김 박사는 밝혔다.
김 박사는 그의 「초단파 PCM 무선 장치」의 특징으로 완전히 고체화되어 있는 점과 현재 1백 92회선이 수용되어 있으나 앞으로 9백 60회선 수용이 가능하고 단거리 통신뿐만 아니라 장거리 통신에도 가능한 점을 들었다. 따라서 도시 전화국간 다중 회선 중계용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국내 전화 회선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 중인 「마이크로웨이브」 통신 기기는 우리 나라에 도입된 지 10년이나 되어 전화 회선·TV중계·「데이터」전달·위성 통신 등 여러 방면에 쓰이고 있으나 여러 외국 회사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마이크로웨이브」 통신 기기의 종류가 지극히 다양해 유지 보수비용만도 막대한 점을 감안, 지난 1월 국내 개발을 서둘렀다. 김 박사는 개발 동기를 밝혔다.
한편 「초단파 PCM 무선 장치」를 개발하는데 모두 2천1백만원의 비용이 들었다는 김 박사는 당국의 무관심과 기업측의 외면으로 고충이 많았다면서 세계적인 전화값과 전화 기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높은 과학 기술을 지니고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국내 과학자들에게 당국이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전화 독점 기업측이 장사에만 눈이 어두운 종래 태도를 바꾸어 국내 기술에도 눈을 돌리는 풍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외국에서「마이크로웨이브」 통신 기기를 도입하는데 소요된 경비는 3천만「달러」에 달하며 81년도까지 8천만「달러」의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어 김 박사의 「초단파 PCM 무선 장치」개발은 기술상의 개가일 뿐만 아니라 외부 절약이라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된다. <이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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