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심장」 이식 접합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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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케이프타운 25일 AFP동양】세계적인 심장 이식 수술의 선구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리스천·바나드」 박사는 24일 밤 중태에 빠진 심장병 환자에게 제2의 새로운 심장을 이식 접합하는 사상 최초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그루트·쉬르」 병원 대변인이 25일 발표했다.
「바나드」 박사가 1967년 세계 최초의 심장 이식 수술 이후 계속 심장 이식 수술 환자를 위해 집도해온 「그루트·쉬르」 병원에서 실시된 이 수술은 교통 사고로 치명적 부상을 당한 10세 소녀의 심장을 58세의 남성 환자 본래의 심장 옆에 나란히 이식한 혁명적인 수술이었다.
「바나드」 박사 「팀」에 의해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심장 외에 또 하나의 심장을 이식 받은 환자는 25일 현재 경과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 자신의 심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 이식된 제2의 심장은 환자의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한 것으로서 소뇌의 조종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바나드」 박사가 수술이 끝난 후 기자 회견에서 밝혔다.
약 5시간 동안 계속된 이번 수술은 1967년12월2일 「바나드」 박사가 인류 사상 처음으로 심장 이식 수술을 한지 만 7년이 채 못되어 거둔 큰 성공이다.
그후 「바나드」 박사 「팀」은 여러 차례 심장 이식 수술을 했으나 오늘날까지 생존해 있는 심장 이식 환자는 「케이프타운」 출신의 혼혈 여인 「도러디·피셔」 (44)와 「모슈베이케이프」 출신의 연관공 「반·질」씨로서 이들은 각각 수술을 받은 후 5년과 3년째 건강하게 살고 있다.
24일 밤 환자에게 이식된 제2의 심장은 환자 자신의 심장과 연결되어 동시에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설>2개의 댐 연결 원리|한쪽의 부담 덜어 줘
병든 심장을 그대로 둔 채 다른 제2의 심장을 이식하는 「쌍둥이 심장」의 「아이디어」는 2개의 「댐」을 연결 짓는 「테크닉」과 같다.
즉 하나의 「댐」이 넘치게 되면 이 넘쳐흐르는 물이 곧 다음「댐」으로 흘러 들어가 첫 번째 「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나드」 박사의 「쌍둥이 심장」은 병든 심장 곁에 나란히 이식된 제2의 심장이 병든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기능을 보강해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이미 소련 등지에서 개와 같은 동물에 적용된 바 있으나 사람에게는 이번 「바나드」 박사가 처음으로 성공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식 수술에서 핵심이 되고 있는 거부 반응에 대해서 「쌍둥이 심장」이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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