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증가와 저축 정비례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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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은행은 지난 54년∼73년까지 20년간의 국민 총생산·국민소득·통화량·저축율 등 4개 변수를 모형으로 저축율이 통화량의 2차 함수가 된다는「저축 함수」를 처음 도출, 발표했다.
31일 한은이「우리나라 저축함수에 관한 연구」보고를 통해 발표한 저축함수에 따르면 국내 저축율을 극대화하는 통화량 증가율(저축극대통화 공급점)은「전년도 경제 성장률 +30%」이다.
따라서 올해 국내 저축을 극대화하려면 통화량 증가율을 46.5%로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작년의 경제성장율은 16.5%였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국내 저축율이 통화량 증가에 따라 배가하나 그 증가 속도는 통화량이 증가할수록 체감하는 반면 통화와 물가의 관계에서는 효과 체감현상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량 증가율이 20%에서 40%로 증가할 때 저축율은 1.7%「포인트」증가하는데 비해 물가 상승률은 13%에 달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통화량 증가로 저축 증대를 기한다는 정책수단은 현실적으로 쓰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73년 국민 소득을 전제로 할 때 통화량을 46.5%까지 확대할 경우 달성 가능한 최대 국내 저축율은 19%이며 이 조건하에서 실물 경제 변동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통화적인 측면에서만 일어나는 물가상승율만도 1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통화량이 증가하는데 따른 저축 증가는 부수해서 물가의 비례적인 상승을 가져오기 때문에 통화 증발 방식에 의한 내자 동원은 물가 상승의 위험을 항상 가중하게 된다는 점이 도식으로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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