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헌위안 당론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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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개헌특위구성 여부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여야는 25일 각각 대책회의를 열고 개헌문제에 대한 당책을 협의했다.
공화당과 유정회는 이날 상오 합동간부회의를 열어 신민당이 낸 정치의안의 처리방안을 논의한 뒤 하오2시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여당연석회의에서도 개헌 등 당면한 시국문제를 협의했다.
신민당도 이날 긴급정무회의와 개헌심의회의를 각각 열고 개헌 기초방향 등을 논의했다.
여당의 합동대책회의가 끝난 후 김용태 공화당총무는 『신민당의 태도가 완화되면 개헌 특위구성안의 처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민당 개헌추진 위 회의에서 개헌안 기초위의 소집책으로 선정된 이충환 의원은 오는 11월18일까지 기초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정회의 이종식 대변인은 25일 유정회가 신민당이 내놓은 헌법개정심의 기초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한 결과 헌법과 국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된다고 지적, 신민당은 특위제안 이전에 절차부터 갖추는 냉정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신민당이 「기초특위」를 구성하자고 했으나 헌법개정을 할 것이냐의 여부가 정치적으로 합의되기도 전에 개정을 전제로 한 기초특위를 구성하는 것은 국회법 43조에 위배되며 특위위원 수를 여야 5대5로 한 것도 위원회구성을 교섭단체 비율로 한다는 동법46조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여당>
공화당과 유정회는 25일 상오 서울 시내 은행집회소에서 합동간부회의를 열고 신민당이 제안한 개헌 특위구성안을 중심으로 한 국회운영대책을 논의했다.
여당회의는 『신민당이 헌법개정에만 전념하려 하고 국회운영을 극한적으로 몰아가는 듯한 각박한 태도에 여당으로서 휩쓸릴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그러나 이러한 정치쟁점에 관한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여당은 계속 진지하게 대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박준규 공화당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박 의장은 『신민당이 국회본연의 사명인 법안 및 예산심의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하에서 여당은 야당이 제안한 제반정치관계법안의 심의를 진지하게 계속 해 나갈 의의를 찾을 수 없으므로 신민당의 재삼 숙고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한 간부는 『정국을 파국으로 몰지 않기 위해 여당으로서의 가능한 한 최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공화당 총무는『야당이 개헌특위 안에 역점을 두고 다른 의안을 소홀히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하고『신민당의 태도에 따라 여당은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당>
신민당은 개헌특위구성 문제가 여야간에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 한 예산심의 등 국회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형일 신민당총무는 25일 『신민당으로서는 개헌특위구성문제를 가장 중요안건으로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하고 『다른 안건은 이 중요한 문제이후에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여당이 개헌기초심의특위가 개헌한다는 원칙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부당하다고 하나 개헌을 해야 한다는 신민당의 입장에 따라 제안된 것을 논박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신민당은 개헌특위구성문제를 다룰 운영위와 정치의안이 많은 법사위 운영에 역점을 두고 다른 위원회는 운영·법사위의 진도에 맞추어 의안처리를 할 계획이다.
한편 신민당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헌법개정심의위원회의 첫모임을 열고 개헌안 기초의 기본방향을 신민당의 정강정책에 두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삼 총재는 『민주국가로서의 손색없는 내용의 헌법 안을 기초, 심의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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