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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는 한눈에 들어오게, 두괄식으로 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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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심민정(한국외국어대 마인어과·24)씨는 2월 졸업을 포기하고 취업 재수생이 되기로 했다. 지난 하반기 취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심씨는 대학교 전공과 외향적인 성격을 살려 해외영업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이 때문에 롯데마트와 GS글로벌의 해외영업부문, CJ프레시웨이 글로벌 상품기획자(MD) 등을 비롯해 총 25곳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떨어지기만 했다. 그중 5군데에서만 서류 통과에 성공했다. 심씨는 “특히 토익 점수·학점 대신 실무능력이나 직무 경험·사회활동 등 대폭 강화한 최근 트렌드의 자소서를 쓰는 게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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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심씨의 정량적 스펙은 사실 남부럽지 않았다. 1년간 미국 어학연수도 다녀왔으며, 인도네시아 교환학생도 했다. 더군다나 학점도 4점대다. 결국 심씨의 문제는 충분히 자신의 장점을 적시하지 못한 자기소개서에 있었다. 이러한 심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지와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 롯데마트 인사팀이 ‘자소서 칼날분석’에 나섰다.

 우선 롯데마트 인사팀과 서미영 상무는 자소서를 첨삭하면서 크게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원하려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 부족 ▶유통업과 해외영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경험 부족 ▶두괄식 형태로 깔끔하게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 부족 등이 심씨의 취업을 가로막는 문제점들이었다.

  심씨는 지원동기 항목에 ‘국위선양’이라는 단어를 소제목으로 사용해 롯데마트 인사팀과 서 상무 모두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롯데마트 인사팀은 “국위선양이라는 소재의 식상함은 제쳐두고라도 지원 동기를 지원자 스스로가 찾지 못했거나 구체화시키지 못한 모습”이라며 “롯데마트에 지원하고자 하는 이유를 지원 동기에서 찾을 수가 없어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의 조언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서 상무는 “교환학생 당시 롯데마트가 해당 지역에 점포를 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어떤 관심이 생겼는지, 그래서 어떻게 행동으로 연결했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서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원한 회사에 대한 철두철미하게 대비하지 않는 건 취준생들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라며 “마치 수능 공부 하듯이 지원한 회사의 인재상과 비전·전략 등은 달달 외우고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직무 관련 항목에서는 경험 부족 문제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심씨는 이 항목에서 인천지역 대학생 모임을 운영한 경험과 학교 축제에서 방문객들에게 인도네시아 음식·음료를 판 일을 사례로 적었다. 이에 대해 서 상무는 “사실 대학생 모임 운영과 유통업체의 해외 진출과는 직무 연관성 정도가 터무니없이 낮다”며 “유통업과 해외영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내외 학습활동·경험을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 인사팀은 “채용담당자들은 심씨의 대학교 학생들이 전공 국가 관련 행사를 한다는 걸 미리 알고 있다”며 “비슷한 소재더라도 다른 지원자가 작성한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성금 마련을 위한 전통 음식 판매 수익 창출 사례’가 훨씬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셋째로 심씨는 자소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씨의 자소서는 대개 하고 싶은 말들을 글 뒤쪽에 정리하는 미괄식으로 문단이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인사팀은 “자소서는 전체적으로 단락마다 한두 문장만 읽어도 어떤 주제인지 알 수 있도록 두괄식 문장으로 구성해야 한다”며 “두괄식 형태가 많은 신문기사를 읽고 비슷한 스타일로 쓰는 연습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롯데마트 자소서는 지원동기 500자(16줄), 성장과정 800자(16줄), 학업 이외에 관심을 가지고 했던 사회활동 800자, 직무경험 800자, 입사 후 포부 500자로 구성돼 압축적인 표현 능력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롯데마트 인사팀은 심씨를 비롯한 입사 희망자들을 위해 면접 특징도 소개했다. 실무진 역량면접, 임원 인성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 토론면접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에서 서류전형 바로 다음에 실시하는 인·적성 평가까지 한꺼번에 실시한다는 점이다. 롯데마트 인사팀 관계자는 “6가지 테스트를 한꺼번에 실시하는 이유는 자소서를 바탕으로 면접자의 능력과 역량을 다각적이고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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