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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론|김관석 목사<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총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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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1일부터 3일간 수원 사회교육원에서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와 사회위원회 주최로 「국가발전과 교회의 책임」이라는 주제로 협의회가 있었다. 이 모임에서는 주로 세 가지 분야에 걸쳐서 토의가 이루어졌는데 첫째 분야에서는 발전의 방화과 목표의 정립을 주로 다루었다.
지금까지 국가발전이라고 하면, 경제성장(GNP)을 위주로 하여 모든 정책수립을 경제 일변도로 이룩해 나갔지만 참된 발전은 국민의 자유가 신장되고 복지가 증진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국가발전에서는 정치 절대화가 하나의 풍조처럼 되어있다. 법적 절차를 따라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자유와 국민이 자기의사를 아무 위협 없이 발표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림으로써 국민이 국가의 주권자 됨을 구현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그리고 근대화과정에서 소외된 저소득층·농촌·중소기업을 육성하여 경제적 격차를 없이 해야 만이 사회부조리가 제거된다.
다음 교회자체의 경신과 의식화의 문제다. 분산된 노력을 체계 있게 협동적으로 정비되고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전시켜서 선교의 목적을 전인간의 구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인간의 구현이란 과거의 개인 중심의 타계 주의 적인 신앙 태도를 벗어나 나와 이웃과의 공동적인 유대에서 사회 공동체 발전에 함께 참여하는데서 사회적 치유와 구원을 성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공동체 의식과 역사의식을 개발하는 폭넓은 프로그램을 앞으로 더욱 강화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셋째로, 이러한 목적을 설정하고 종래에 산발적으로 해 오던 교회봉사 사업을 재검토하고, 신용·협동조합·가족계획사업·결핵사업 등 의료선교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고, 또 도시생활에서 야기되는 모든 소외층을 상대로 상담소를 세우고 출감자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번 회의에서 강조된 것은 결국 교회의 선교와 봉사를 통해서 크리스천의 공동체 의식을 좀더 날카롭게 하자는 것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을 감당하는데는 다만 개인 중심적인 신앙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에 벌어진 우리 나라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국가발전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묻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국민의 자유의사가 억압되거나 정치참여의 길을 봉쇄 당하거나, 모든 것을 지배·복종형태로서만 밀고 나가면 진정한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국민 각자가 책임 있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하고, 발언과 함께 참여할 수 있어야만 참된 민주적인 국가형성이 가능하다.
크리스천은 먼저 크리스천이기에 앞서 책임적인 국민으로서 소신을 밝힐 위치에 있으며,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고 국가의 먼 장래를 함께 걱정하며 함께 부담을 하는 공동제의 한 멤버인 것이다.
교회는 다만 이 강산을 아름다운 국가로 꾸미고 발전시키는데 사심 없는 동역 자들의 조직체로서 겸손하게 맡겨진 책임을 양심 껏 치러 나가는 것뿐이다. 조용하게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회개하는 심정으로 국가 발전의 대열에 참여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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