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덮은 기아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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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는 지금 식량난과 인구 폭발, 그리고「인플레」의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선진공업국에선 식량 공급량이 풍부하기는 하나 거의 모든 식품이 기록적인 고가를 이루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식량가격이 15%나 폭등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인플레」는 특히「아시아」의 모든 나라와 국민에게는 거의 회복 불능의 무거운 타격을 주고 있다.
기아·빈곤 및 인구 과잉에 대처하여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아주 빈곤 국들의 짐을 괴로울 정도로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스리랑카」에서 일본에 이르는 전「아시아」에서 치솟고 있는 물가와 급전락하 하는 통화가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먹고사는 최저한도의 생활수준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다수「아시아」제국에서는 기본식품에 대해 엄격한 가격통제를 하고 있고, 인도와「스리랑카」에선 주식인 쌀 생산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플레」에 따른 비료 구득 난은 이들 빈곤 국들의 증산노력에 결정타가 되고 있다.
비료값 폭등 및 비료 구득 난으로 이들 국가에서는「기적의 쌀」「기적의 밀」의 보급을 통한 농산물 증산 노력이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비료연구소장「에드워드·휠러」씨는『미국은 비료의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많으며 개발도상국들의 식량 비축 량이 완전히 고갈되고 비료를 수입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비료「메이커」인 TVA는 질소 질 비료의 부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어쩌면 오히려 더 심각해질지도 모른다고 전제,『북미를 비롯, 서구 및 일본의 비료생산 확장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는데 ,미국의 비료 비축 량은 단 13일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은행의 식량전문가인「몽타그 유델만」씨는 이 같은 비료부족으로 일부 개발도상국들의 올 식량 생산량은 실제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녹색혁명의 아버지「노만·브르그」박사는 세계에서 두 번 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의 경우 응 분한 비료를 구입하지 못해 소맥 생산량이 당초의 계획량보다 약 5백만t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인구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중공의 경우는 풍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외국관측자들은 중공이 외국으로부터 계속 다수의 곡물수입을 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 72년 미국으로부터 거대한 량의 곡물을 사들여 세계 곡물시장을, 교란시켰던 소련은 최근 수확량이 알려진바 대로 풍작일 경우 식량난 완화의 열쇠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끊임없는 인구 증가, 그리고「인플레」때문에 세계는 위기를 쉽사리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츠」미 농무장관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레스터·브라운」씨는 세계의 식량 비축 량은 불과 27일 분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보르그」박사는『지금 당장 세계에 큰 한발이 발생하거나 또는 세계의 주요 곡물 생산지역에서 흉작이 일어나면 수천만 명이 굶어죽게 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은 지금으로선 거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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