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당수후보조정 난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전당대회를 1주일 앞둔 신민당의 당권경쟁은 이미 경선에 나선 정해영·김영삼·고흥문·이철승씨 외에 김의택·정일형씨가 출마의사를 굳혀 6파전의 양상을 띄고 있으나 투표 때까지 후보들의 제휴조정은 어려울 것 같다. 진산계 모임인 견지동우회의 추대를 받고있는 김의택 총재권한대행과 중도의원들이 지원하는 정일형 의원 측에서는 4명의 선두주자간에 제휴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1, 2차 투표에서 과반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때 당원로 추대쪽으로 당론이 모아질 것에 기대를 걸고 출마에 따르는 사전작업을 펴고있다.
당권경쟁 초반에서 구진산계였던 김영삼·고흥문 부총재간에 제휴모색이 있었으나 그동안 두 계파간에 오히려 감정대립현장이 드러났으며 다른 후보들간에는 전연 제휴협상도 없었다.
김의택·정일형씨가 공식으로 출마선언을 하더라도 이미 결선에 나선 네 후보 상호간이나 김의택·정일형씨와 네 후보간에 조정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모여진다.
이에 따라 22일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대의원7백45명중 2백명 이상의 지지를 받을 후보가 없을 것으로 당 간부들은 분석하고 있으며 이민우 원내총무 등은 2차 투표에서도 제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민당의 당수선출은 1, 2차 투표에서 출석 대의원 과반수득표자가 없을 때 2차 투표 때의 1, 2위 득표자를 놓고 3차 결선투표방식을 취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다.
1, 2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는 고사하고 3분의1득표(약2백50표)가 나오지 않을 때는 후보 중 누구도 당의 총화를 이룰 수 없다는 이유로 내년5월까지 대회연기론이 대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후보들은 2차, 혹은 3차 투표 때는 제휴협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득표과정에서 『2차 투표 때라도 밀어달라』는 식으로 「2선 조직」을 하고있다.
1, 2차 투표결과에 따라 정해영-김영삼, 김영삼-정일형, 고흥문-김의택, 이철승-김의택씨 간의 제휴가능성을 각 계파에서는 내다보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김의택-이철승-신도환계 세력이 뭉쳐 김영삼-정해영 중 l명과 고흥문씨 등의 3파전으로 압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하고있다.
이철승·고흥문·김영삼씨 간에는 제휴가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데 고씨계의 이중재 의원은『고·김씨 간에 제휴가 안 된다 하더라도 그 조직이 같은 뿌리(진산계)기 때문에 대의원들의 상호이동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씨는 전북·충남지방에 이어 14일 청주에서 충북 대의원들을 모아놓고 지지를 호소했으며 정해영씨는 17일부터 세 번째 지방순회를 할 계획이다.
지방을 전연 다녀오지 않은 고흥문씨는 대의원들을 서울로 불러들여 접촉하고있으며 이철승씨는 송원영 양해준 오세응 고재준 유제연 의원 등 11명의 의원을 14일 각시·도에 파견, 득표활동을 맡겼다.
견지동우회는 16일께 이민우 박찬 유치송 의원 등이 중심이 되어 김의택 당수대행을 정식 추대키로 했으며 중도의 김원만 정헌주 박영록 김옥선 의원 등은 정일형씨를 추대한다는 입장을 뚜렷이 하고 13일에 이어 14일 중도의원 전체모임을 통해 의견을 조정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