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색소의 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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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호식품의 수급격증에 따라 식품가공업의 성장은 괄목할만한 것이 있으며, 가공도가 높은 식품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와 시판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양산된 인공식품이 갖는 장기보존성, 그리고 일정한 영양가의 보장가능 때문에 현대생활에 필수품화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공과정에서 첨가하는 각종 인공물들은 대체로 인체에 유해한 것이 많아 항상 식품공해를 유발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영양가나 식품자체의 품질과는 별 관계없이 첨가되는 인공색소와 인공향료는 자칫 말썽의 근원이 되고있는 것이다. 그런데 식품업자들은 이러한 인공첨가물이 소비자의 기호를 자극하여 판매를 촉진시키는데 있어 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다익선으로 마구 사용해왔던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의 인공착색제의 소비량을 보면 65년에 1천㎏밖에 안되던 것이 68년에는 1만㎏을 돌파하리 만큼의 급증현상을 해마다 시현해 왔다.
게다가 우리 나라에서는 오직 15종의 색소만이 식품위생상 무해한 것으로 인정되어 그 사용이 허가되고 있으나 이것도 잘 지켜지지 않아 감시의 눈을 피해가면서 인간의 장기에 유해한 ,무기염색제까지 마구 사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최근에 미국의 한의학자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항상 학교 내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문제아들도 인공색소나 인공향료가 든 음식이나 의약품을 먹지 못하게 함으로써 얌전한 어린이가 될 수 있다는 색다른 보고를 하고있다.
즉 일단 무해하다고 생각되는 색소나 향료도 어린이들이 계속 섭취하면 학습부진·반사회적 행동 등의 「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색소나 향료 외에도 식품의 화학처리과정을 통하여 섞여 들어가는 각종 인공첨가물의 상승작용으로 인한 미지의 해독의 하나의 단서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특히 어린이들이 즐기는 과자류가 인공색소와 향료의 상품효과를 노리는 표본적 제품임을 생각할 때 이 연구보고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근래 관련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영양식품들도 크게 발달하여 국민전체의 영양개선에 크게 기여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 결과 신체발육에 있어서의 이상조숙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면 그 반면에 정신기능의 장해가 자주 보고되곤 하는 불균형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균형을 잃은 신체 및 정신발달 때문에 때로는 조숙한 소년들이 정념을 정신적으로 자제하지 못한데서 「유흥형」의 청소년범죄가 속출하는 경향도 식품가공의 발달과 깊이 관련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공색소나 인공향료는 영양과 직접 관계가 없으나 사람의 미각·시각·후각을 즐겁게 하는 효용은 지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식욕을 돋울만한 색·향이 없으면 소화흡수율이 크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음식의 향미를 오로지 인공첨가물에 의하여 해결하려하는 나머지 식품위생에 대한 자각도 없이 무턱대고 인공식품을 마구 만드는 태도가 인공첨가물의 사용을 크게 자극하여 온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착색제나 향료의 과다사용은 마땅히 규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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