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유원지에「사행」상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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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도심지와 유원지에 사행행위가 늘고 있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동자동·도동·염천교 일대에 딱지노름(세칭 야바위)꾼 들이 시골서 올라온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노리고 있고 남산입구인 남창동·양동·장충공원 등지엔 소위 뺑뺑이·고리 넣기 꾼 들이 산책 나온 행인들과 학생들의 사행심을 돋우며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
이들은 놀이꾼·바람잡이·망보는 사람 등 평균5∼6명씩 조를 지어 단속경찰의 접근을 감시하고 유사시엔 도망할 것을 신호한다.
지난6일 하오5시30분쯤 서울역과 남대문중간지점 지하도입구에서 친구를 만나러 가던 김 모씨(29·서대문구 현저동101)는 바람잡이가 신나게 돈을 따는 바람에 뛰어들어 2만여 원을 잠깐동안에 잃고 돈이 떨어지자 시계를 잡히고 하라는 주위사람들의 권유를 받고야 스스로 말려들었음을 깨닫고 발길을 돌렸다.
남산일대의 뺑뺑이는 둥근 원에 40여 개의 간을 만들어 판을 돌린 후 찍어서 번호를 맞히는 노름으로 가운데의 공란과 번호 없는 간이 많아 확률이 10분의1도 못되는 노름. 주로 부녀자들이 판을 차려 놓고 학생들의 사행심을 끌고 있다.
고리 넣기는 8∼9개의 빈 맥주「캔」을 고정시켜 놓고 튼튼한 고무로 된 원을 어느 한곳에 끼워 넣는「게임」이다. 남산일대엔 20여명의 뺑뺑이·고리 넣기 꾼 들이 버젓이 자리잡고 앉아서 청객 행위를 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간혹 단속경찰에 붙들려 즉결에 넘겨지거나 벌금을 물고 나오지만 독버섯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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