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유전자 정보로는 표적항암제 쓰면 안돼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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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분석 비용이 매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던 것이 기술 혁신에 힘입어 비용이 대폭 하락한 것이다. 결국 개인 당 유전자 분석 비용이 1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개인 유전자 분석의 대중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세계 각국은 유전자 분석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유전자 분석 시장을 규모가 매우 작다. 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 개인유전자 분석 1000달러 시대 도래

최근 개인 유전자 분석 비용이 1000달러 대에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유전체 분석 기기 전문 회사 일루미나 사는 새로운 분석 기기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개인 유전자 분석 비용을 1000 달러 이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일루미나 사는 설명했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단 3일 정도의 시간과 1000달러의 비용으로 개인 유전자 분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과거 27억 달러와 1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었다. 그야말로 개인 유전체 분석 시대가 온 것이다. 전 세계 유전자 분석 시장 규모도 매년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 9055억 원에서 2014년 1조 8934억 원으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유전자 분석은 향하 만성질환, 암, 유전자 질환 같은 다양한 질병을 극복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개인 유전자 분석은 의학계에서는 그야말로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유전자 분석 기술로만 모든 것이 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분석이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하면 각종 질병의 원인을 찾고, 또 이를 예방·치료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 정보는 빅데이터를 위한 기초자료가 되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유전체분석센터 허철구 박사는 “유전자 정보와 다양한 라이프 로그 정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이 결합되면 다양한 질병을 예측,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향후 암과 같은 난치병을 치료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개인유전자 분석,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져

개인 유전자 분석을 하면 한 개인의 다양한 유전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면 한 개인의 머리색, 혈통, 각종 질병의 유병률, 각종 신체적 기능과 같은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실제 임상에 얼마든지 응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유전자 BRCA는 다양한 돌연변이 여부를 통해서,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률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예상할 수 있다. BRCA1, 2 돌연변이 형태를 분석해서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률을 각각 높은 신뢰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표적항암제의 치료 효과 여부를 미리 예상할 수 있다. 표적항암제는 사실 모든 암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개인의 유전정보를 확인하면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는 결국 의료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2008년 포브스는 유전자 분석을 한 대장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치료비용은 각각 평균 2만 2800달러 3만 8000달러에 달했다. 평균 1만 달러 이상의 치료비용이 차이 나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연구소 이승훈 소장은 “이 같은 유전자 분석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치료는 줄이게 되면 환자가 겪는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결국 치료 성적 향상과 의료비용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시장 활성화 필요

전 세계 유전자 분석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유전자 분석 시장은 여전히 세계의 변방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전자 분석 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의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유전자 분석 시장의 후진국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관련 산업의 성장이 정체돼 있고, 연관 연구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 유전자 분석 시장은 유전자를 분석하고 이를 개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분야와 유전자 분석에 필요한 장비, 시약 같은 하드웨어 분야가 있다.

특히 국내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허 박사는 “아직 정확도가 낮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향후 개인 유전자 분석 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분석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해 우리나라 유전자 분석 시장을 선순환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험재정, 국가연구비, 기업자금의 효율적 사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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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영 기자 syhan@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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