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학공업의 전략적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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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원래 중화학공업의 건설에는 많은 자본과 고도의 기술이 소요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는 감히 이를 생각하기조차 어려운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통례라 하겠으나 우리는 그러한 통념을 이제 완전히 깨뜨린 것이다.
우수한 인적자원과 지난 10년간의 개발경험으로 쌓아 올린 기술적 축적, 그리고 난관을 이겨 나가려는 강력한 정책의지가 한데 뭉친다면 우리는 중화학공업이상의 것이라도 훌륭히 소화시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박대통령은 현대조선이 건조한 26만t급「바론」호 명명식치사에서 80년대에는 수출 1백억 달러 중 50∼60억 달러는 중화학공업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철강·비철금속·화학·기계·조선·전자공업 등 6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6대중공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이 나라 산업은 이른바 중화학구조로 변모할 것이며, 불과 2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1백년이상의 공업화과정을 실현시키는 비약을 실증하게 될 것이다.
물론 26만t의 조선능력을 실증한 것은 영광스러운 출발이나 그렇다고 출발이 모두는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도 아니 된다. 순조로운 출발에 박차를 가해서 조금도 낭비 없이 최단「코스」를 가장 능률적으로 걸어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며, 그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어떤 태세가 요청되는 것이냐를 깊이 생각해야한다.
대통령도 지적한바 있듯이 중화학공업건설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필수조건은 과학과 기술의 축적인 것이며, 이는 곧 인재의 축적을 뜻한다. 그러므로 고도기술사회가 요청하는 인재의 축적과 활용이라는 각도에서 사회풍토전반과 전 교육체제를 개선할 장기계획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겠다.
또 중화학공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기 대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많은 불균형을 파생시킬 여지도 있다. 그러므로 연관효과가 큰 만큼 중화학공업의 파급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되, 불균형요인을 최소한으로 축소시키는 치밀한 계획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기자재의 국내공급을 늘려 외화가득률을 높이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연관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불균형요인을 극소화시키는데 있어 핵심을 이루는 문제점이다. 원자재나 중간재의 국내 공급 율을 단시일 안에 크게 늘려 외화가득률을 제고시킬 수 있어야만 비로소 실질적인 중화학공업 건설이 이룩되는 것이므로 중화학제품의 생산실적 못지 않게 가득률의 향상을 정책유도의 기본지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급속히 진전될 80년대까지는 경제적으로 전환기적인 특성을 더욱 노출시킬 것도 충분히 예상해야한다.
이들 중화학공업화와 고도기술사회로의 비약에 따른 전환국면을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이 협력하여 순리적으로 넘길 때 우리는 비로소 복지사회의 차원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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